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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권위 되찾을 것"…'55th대종상' 공정한 심사→파행 원천봉쇄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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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대종상영화제는 영화인들의 것이다. 반드시 과거의 권위와 명성을 되찾겠다."

1962년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치된 영화예술상으로 올해 55회를 맞은 대종상영화제.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T컨벤션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홍보대사 위촉식을 통해 제55회 대종상영화제 포문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대종상영화제 김구회 조직위원장, 한국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 및 각 협회 8개 단체장, 그리고 올해 대종상영화제 홍보대사를 맡은 설경구와 최희서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과거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이자 한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었으나, 후술할 여러가지 계속되는 논란과 사건·사고로 인해 1990년대 중후반부터 권위와 공정성을 잃어간 대종상영화제. 특히 2015년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당시에는 영화제에 불참하는 배우, 감독들에게 상을 주지 않겠다는 황당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많은 공분을 샀고 이런 파행의 대종상영화제에 대해 영화계는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실제로 후보에 오른 스타, 감독들은 대종상영화제 출품을 거부하거나 불참했고 당일 진행된 영화제는 주인공이 없는 대리수상 릴레이가 펼쳐지는 오명을 남겼다.

권위가 추락한 대종상영화제는 이후 '참가상' 논란을 만든 전 조직위를 파면하고 새로운 김구회 조직위원장을 주축으로한 조직위를 결성하는 등 이미지 쇄신을 위해 개혁과 변화를 모색했지만 등돌린 대중, 영화인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한 상태. 게다가 지난해 열린 제54회 대종상영화제에서는 스튜디오 내부에서 제작진이 감독, 배우를 비하하는 발언이 그대로 방송되는 방송사고를 일으켜 또 한번 논란을 만들었다. 매회 잡음이 끊이지 않는 대종상영화제가 올해엔 실추된 권위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대종상영화제는 향수인 것 같다. 공정성을 되찾아 대중이 사랑했던 대종상영화제로 돌리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상학 회장 또한 "대종상영화제가 과거 논란으로 많은 비난과 상처를 받았다. 아직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지난해 김구회 조직위원장의 노력으로 많이 회복한 것 같다. 사명을 가지고 투명하고 공정한 대종상영화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궤도를 찾을 수 있도록 많은 지지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설경구는 "지난해 상을 받고 난 뒤 정말 행복했다. 오늘 또 위촉패를 받았는데 또 상을 받은 것 같아 기쁘다. 오랜만에 상을 받아서 행복한 한해를 보냈다. 한국영화에 있어서 대종상영화제는 큰 발자취 중 하나였다. 최근 몇 년간 부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근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명성을 되찾아야 하는 영화제며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많은 영화인, 배우들이 참석해 명성을 되찾고 더욱 도약할 수 있게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나는 시상을 위해 참석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해 대종상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신인여우상을 수상한 최희서는 "내 인생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이 상으로 큰 용기와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내년이 한국영화 100주년이라고 하는데 이런 의미있는 시간 속에 설경구 선배와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 나 역시 의미있는 행보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대종상영화제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1일까지 개봉된 한국영화를 전부를 심사해 후보를 선정한다. 예심 심사는 전문 심사위원을 포함한 18인의 심사위원이 후보를 선정하며 오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올해 본심 심사는 영화 평론가, 관계자등 전문 영화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직접 심사를 맡으며 공정성을 중점에 뒀다. 그동안 대종상은 출품제였는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출품작이 아닌 개봉작을 기준으로 심사가 바뀌었다. 사실 오늘(19일) 최종 후보를 발표하려고 했는데 아직 심사 결과가 취합이 안됐다. 오늘 밤에 최종 취합이 될 것으로 보여 부득이하게 22일로 후보 발표가 변경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방송사고 논란 역시 조직위가 책임을 회피하려는게 아니라 그 당시 논란은 조직위의 사고가 아닌 방송국의 사고였다. 영화제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더욱 세밀하게 준비하겠다. 사실 역대 대종상영화제는 조직위원장을 중심으로 심사가 이뤄졌다. 올해에는 본심뿐만 아니라 예심도 배장수 전 영화평론가협회 회장을 구성으로 한 심사소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성을 더했다. 조직위원회가 어떤 영향력도 끼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했다.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것이다. 명성을 되찾도록 많은 애정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제55회 대종상영화제는 오는 10월 22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