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승리보다 앞으로 더 중요, 발전하려 노력하겠다."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구멍난 선발 자리에 들어갈 선수들. 장 감독은 팀내 에서 가장 어린 투수 두 명을 내세웠다. 모두 만으로는 19세. 2년차 좌완 이승호와 신인 안우진이다.
두 명 모두 주어진 기회에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승호가 19일 고척 두산전에서 4⅓이닝 2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지만, 리그 최강 타선 두산 타자를 상대로 의미 있는 호투였다.
다음 날 선발 바통을 이어받은 안우진은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20일 고척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85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2볼넷에 삼진을 7개나 곁들여 무실점을 기록했다. 결국 이날 팀이 3대2로 승리하면서 안우진은 데뷔 첫 승을 선발승으로 장식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자신의 승리공을 손에 꼭 쥔 안우진과 만났다. 안우진은 "오늘은 평소보다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감독님을 비롯해 코치님들이 모두 '천천히 편안하게 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있던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안우진은 지난 5월25일에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이 늦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고교 시절 운동부 후배들을 때리는 철없는 행동을 했다. 10대의 치기어린 잘못. 그래서 뒤늦게 팀 자체 징계를 받았다.
프로에 데뷔한다는 건 사회인이 된다는 뜻이다. 징계 기간에 안우진은 학창 시절의 잘못을 반성하고 또 반성했다. 어쨌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일이다. 폭력은 옳지 않다. 안우진은 그걸 뒤늦게 배웠다. 그리고 묵묵히 벌을 감내하면서 운동에 집중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혼자서 하는 운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6월 2일 잠실 LG전과 6월 9일 수원 KT전에 연이어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모두 부진. LG전 때는 3이닝 6안타(2홈런) 6실점했고, KT를 상대로는 3⅔이닝 6안타 5실점으로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다시 2군에서 처음부터 훈련했다. 안우진은 "2군에 있는 동안 박승민 코치님과 1군에서 던진 영상을 보며 공부했다. 내가 봐도 호흡이 가쁘면서 다급하더라. 호흡부터 다시 잡기로 했다"고 약점을 고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후 1군에서 중간계투로 경험을 쌓으며 안우진의 기량과 마음은 성장했다. 그는 "오늘은 침착하게 내 템포를 유지하며 던지려고 했다. 그간의 경험들이 큰 도움이 됐다. 특히 지난 NC전을 통해 많은 면에서 깨달은 것 같다"면서 "오늘 승리보다 앞으로가 더 중요한 것 같다. 더 발전해서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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