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운동하고 왔더니 전화가 정말 많이 와 있더라고요."
4일, 벤투호에 첫 승선한 '영플레이어' 한승규(22)의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씩씩했다.
한승규의 12월은 판타스틱하다. 1일 포항과의 '동해안더비' 원정에서 결승골을 도왔다. 시즌 7도움째를 기록하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3일 오전, 급상경해 FA컵 결승전 미디어데이에 울산 대표로 나섰다. 이날 오후 K리그 대상 시상식과 영플레이어상 인터뷰까지 폭풍 일정을 소화했다. 새벽 1시가 다 돼서야 울산 클럽하우스에 들어왔지만 이튿날 오전 운동은 빼놓지 않았다. 5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FA컵 결승 1차전을 앞두고 다시 마음을 다 잡았다.
오전 운동을 준비하던 중 벤투호 발탁 소식을 들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벤투호의 마지막 훈련소집 명단에 김민재, 황인범 등 동기, 조영욱, 김정민 등 후배들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잔인했던 여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낙마의 아쉬움을 보란듯이 떨쳤다.
전날 K리그 대상 영플레이어상에 이은 '겹경사', 한승규는 의외로 담담했다. "어제 영플레이어상은 진짜 깜짝 놀랐다. 피 튀기는 경쟁을 예상했는데 '몰표'라고 해서 놀랐다"고 했다. "국가대표팀에 언제 들어갈지는 몰랐지만…, 깜짝 놀라지는 않았다. 내심 기대는 좀 했었다"고 털어놨다. 솔직했다. "혼자 클럽하우스 계단을 내려가면서 '내가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구나… 꿈인가, 현실인가' 이런 생각은 들더라. 기분이 좋았다"며 웃었다.
연이틀 이어진 낭보에 휴대폰은 불이 났다. 한승규는 "겹경사라 시상식 후부터 축하인사, 문자를 엄청 많이 받긴 했는데 연락은 다 못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 복귀와 함께 그는 FA컵 결승전 모드로 전환했다. "팀이 가장 중요한 결승전을 앞두고 있고, 우리팀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2연패 결의를 다졌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다 이뤘으니 마지막으로 FA컵만 2연패하면 완벽할 것"이라고 했다.
'동해안 더비' 승리 후 FA컵 결승전을 앞둔 울산의 분위기는 최고다. 당찬 막내의 영플레이어상 수상 쾌거를 울산의 형님들은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한승규는 "어제 수상소감에서 선배들과 형들께 고맙다는 말을 했어야 했는데… 친형제같은 박용우, 김승준, 이영재 형 이야기도 했어야 하는데…"라며 미안해 했다. "내년 시상식에는 꼭 우리 형들과 함께 상을 받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2002년 이천수 이후 16년만의 신인상, 울산이 키운 영플레이어는 자타공인 '팀플레이어'다. 첫 태극마크, 첫 각오 역시 '오직 울산'이었다. "제가 잘해서 울산에 좋은 선수가 많다는 걸 보여주고 오고 싶다"고 했다. "울산에서 오랜만에 나온 '미드필더' 국가대표로서 저희 팀, 울산이 FA컵 우승도 하고, 리그 상위권에 있는 팀이라는 것을 꼭 보여주고 오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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