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협상은 시작되지도 않았다. FA(자유계약선수) 양의지의 행선지 결정이 초장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의지는 지난 4일 열린 시상식에 에이전트인 리코에이전시 이예랑 대표와 함께 참석했다. 양의지는 이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가치를 인정해주는 구단과 계약하고 싶다"는 포괄적인 이야기를 했다. 실질적으로 협상은 에이전트에게 일임하고, 양의지는 개인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양의지의 에이전트와 두산 구단은 지난달 22일과 27일, 4일까지 총 3번의 짧은 만남을 가졌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나 세부 조건을 가지고 협상하는 시기는 아니다. 두산은 시종일관 양의지 잔류에 대한 뜻을 피력했고, 1차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을 내건 정도다.
양의지 측은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FA 계약 마감 시한이 폐지된만큼, '최대어' 양의지는 굳이 무리해서 빨리 도장을 찍을 필요가 없다. 양의지의 말대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구단'의 가장 좋은 조건을 선택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있다. 설령 해를 넘기더라도 손해는 없다.
또 전체적으로 이번 FA 시장 계약 속도가 더디다. FA 시장이 개장한지 한 달이 되어가는데, 계약자는 NC 다이노스 모창민 한명 뿐이다. 잔류 공감대를 형성한 SK 와이번스 이재원-최 정 등의 선수들도 아직 소식이 없다. 중소형급 FA로 평가받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최대어' 양의지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눈치 싸움도 심해지고 있다. 지출을 줄이자는 움직임 속에서 구단 중 누구도 선뜻 치고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구단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1~2구단이 계약 체결에 나서면 이후 봇물 터지듯 줄줄이 뒤를 이을 수도 있다.
여기에 양의지의 에이전트인 이예랑 대표는 이번 FA 선수 중 모창민 이재원 노경은 등 여러 선수를 고객으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 점도 있다.
두산도 당장 조급하게 결론지을 생각은 없다. 물론 양의지 잔류를 희망하기 때문에 협상이 빠르게 진전되면 좋지만, 계속해서 타 구단의 '러브콜' 소문이 나오는만큼 신중하게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양의지가 내년에 어떤 색깔 유니폼을 입을지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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