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정이 나오든, 달게 받겠습니다."
넥센 히어로즈가 3년 반 전에 벌어졌던 팀내 폭행 사건과 관련한 상세 경위서를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했다. 이른바 '문우람 폭행 경위서'다. 이 경위서 작성을 주도한 구단 관계자는 "되도록 자세하게 당시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다. 피해자인 문우람 측의 이야기를 끝내 첨부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경위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2015년 5월초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다. 구단 내부적으로는 단순 해프닝 정도로 파악하고 덮었다. 그러나 최근 이 일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승부조작 브로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KBO에서도 영구제명됐던 문우람이 지난 10일, 자신은 승부조작 브로커가 아니었다며 재심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면서다. 이 자리에서 문우람은 브로커 조 모씨와 급격히 가까워지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폭행 사건을 언급했다.
당시 프로 5년차였던 문우람은 복장과 태도의 문제로 팀 선배A에게 지적을 받던 중 배트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몇 차례 맞았다. 이후 문우람은 병원을 찾아가 뇌진탕 증세를 호소했다. 입원 치료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문우람은 이 충격으로 인해 제대로 경기에 나서기 어려웠고, 결국 2군으로 갔다. 사건 이후 A선수가 문우람과 문우람의 부친에게 직접 사과하면서 이 일은 일단락된 듯 했다.
그러나 프로 선수가 배트를 이용해 후배를 때렸고, 결국 후배는 응급실을 찾아가 뇌진탕 증세를 호소하며 진료를 받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런 큰 일이 3년이 넘게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 문우람의 기자회견 이후 알려지며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KBO도 이 사안을 가볍게 보고 있지 않다. 18일까지 경위서 제출을 요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를 토대로 19일쯤 상벌위원회를 열 듯 하다.
히어로즈 관계자는 "상벌위원회가 언제 열릴 지는 KBO의 결정사항이라 미리 알 순 없다. 하지만 되도록 빠른 시간에 결정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은 있다"면서 "경위서도 원래는 더 일찍 작성해 지난 주에 제출하려고 했다. 하지만 문우람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계속 연락하며 기다리느라 제출이 늦어졌다. 끝내 문우람과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에서는 KBO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그대로 따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