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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욕받이 '갓의조', 손흥민 제치고 '2018년 한국축구 최고의 별'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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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다섯달 전이었다. 황의조(감바 오사카)는 '국민 욕받이'였다. 황의조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이름을 올렸다. 김학범 감독은 "금메달을 위해 꼭 필요한 선수"라고 했지만, 여론은 싸늘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도 나서지 못했던 선수가 성남에서 함께했다는 이유로 선발됐다'며 '인맥', '의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치인까지 나설 정도였다.

하지만 황의조는 혼자 힘으로 그 모든 비난의 시선을 바꿨다.

아시안게임 첫 경기부터 해트트릭을 쏘아올렸다. 경기에 나서기만 하면 골이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이 백미였다. 그는 해트트릭을 포함해, 결승골이 된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는 원맨쇼를 펼쳤다. 황의조는 두차례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7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을 차지했다. 김학범호는 황의조의 맹활약 속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민 욕받이'에서 '갓의조'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황의조는 2018년 한국축구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황의조는 18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년 대한축구협회(KFA) 시상식 올해의 선수 남자 부문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생애 첫 수상이다. 2010년 부활한 KFA 올해의 선수상은 손흥민(토트넘·2013, 2014, 2017년), 기성용(뉴캐슬·2011, 2012, 2016년), 김영권(광저우 헝다·2015년)만이 영광을 누렸다. KFA 올해의 선수는 협회 기술위원회 투표 50%와 체육기자연맹 소속 언론사 투표 50%를 합산해 선정했다. 황의조는 통산 4회 수상을 노리던 '손샤인' 손흥민을 제치고 2018년 한국축구 최고의 선수자리에 올랐다.

사실 8월까지는 손흥민의 독주 체제였다. 손흥민은 2017~2018시즌 토트넘에서 53경기 출전, 18골을 폭발시켰다. 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12골)에 성공하며 명실상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톱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6월 열린 러시아월드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막내였던 손흥민은 한국축구의 대들보로 성장했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골을 신고한데 이어, 주장완장을 차고 나선 '세계랭킹 1위' 독일과의 최종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렸다. 이 전까지 암흑의 연속이던 한국축구에 빛을 비추던 골이었다.

하지만 황의조의 등장으로 기류가 바뀌었다. 도우미로 변신한 손흥민의 활약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스트라이커' 황의조의 활약은 큰 임팩트를 남겼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무대를 A대표팀으로 옮겼다. 10월 우루과이전에서 골을 넣으며 3년간 지속된 A대표팀 골가뭄을 끊은 황의조는 손흥민 황희찬(함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제외된 11월 호주원정에서 벤투호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호주전에서 환상적인 선제골을 넣은데 이어 우즈벡전에서 골대를 찢을 듯한 강슛으로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A매치 4경기 3골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시안컵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소속팀에서 21골, 아시안게임 9골, A대표팀 3골 등 올 한해에만 33골을 뽑아내며 경이적인 득점력을 뽐낸 황의조. 이회택-차범근-최순호-황선홍-이동국-박주영으로 이어온 한국 스트라이커 계보를 이을 후계자로 떠오른 황의조는 희망으로 가득한 2018년 한국축구가 얻어낸 최고의 수확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