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서 항상 우승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했다. NC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승을 위해 준비할 것이다."
'공룡군단의 안방마님'으로 거듭난 포수 양의지(32)가 밝힌 포부다. 그는 친정팀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하는 상상에 대해 "그때는 당연히 NC가 우승하도록 만들고, 내가 MVP를 받고 싶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새 둥지를 튼 선수들 대부분이 결과를 노래한다. 양의지의 포부 역시 다른 선수들이 으레 내놓는 말처럼 흘려들을 수도 있는 말. 하지만 KBO리그 최고의 포수로 공-수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며 두산 베어스의 왕조를 열었던 양의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4차례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NC의 '가을야구 DNA'를 생각해보면 일말의 기대감을 품어볼 수도 있다.
NC는 지난해 최하위 팀이다. 창단 6시즌 만에 닥친 꼴찌의 멍에. 승률은 4할6리였고 팀 타율(2할6푼1리), 팀 평균자책점(5.48) 모두 바닥을 치는 악몽을 꿨다. 지난 2014~2017시즌 4년 연속 포스트시즌행에 성공한 팀의 성과라고 보기 어려운 수치다. 때문에 양의지 영입 전까지 올 시즌 전망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었다.
KBO리그에서 전년도 꼴찌가 1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우승을 맛본 예는 37년 역사에서 딱 한 번 존재한다. 1984년의 롯데 자이언츠가 주인공. 1983년 후기리그에서 6팀 중 최하위였던 롯데는 이듬해 후기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 삼성 라이온즈를 시리즈전적 4대3으로 누르고 첫 우승을 달성했다. 다만 당시 롯데의 전-후기 통합 승률은 5할1푼으로 전체 6팀 중 4위였고, 전-후기리그로 일정이 나뉘어 있었다. 롯데의 후기리그 1위 달성도 당시 큰 논란이 됐던 삼성의 져주기 게임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기에 순수한 '꼴찌의 반란'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과연 양의지 효과는 KBO리그에 유일무이한 '꼴찌 반란'의 도화선이 될까. NC가 얻는 효과는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건들이 즐비한 마운드의 성장 뿐만 아니라 수비 보완, 나아가 나성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와 함께 막강 클린업 트리오를 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된다면 꼴찌 NC의 '대반란'도 꿈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양의지 영입이라는) 큰 선물이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즐거운 부담으로 만들수 있도록 하겠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이 1차 목표다. 이후 가을야구를 차분하게 치러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환골탈태를 노리는 공룡군단의 올 시즌 행보는 큰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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