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회장 공백이 2년째를 향하고 있다.
그동안 회장 선출 움직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번 해답 없는 결론이다.
선수협 회장 공백 장기화는 선수들의 처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 15일 KBO실행위원회에서는 FA(자유계약선수)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협은 이튿날 성명을 통해 제도 개선을 촉구함과 동시에 지난 9월 이사회가 제시했던 연봉 상한제를 조건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구단들은 한 차례 제안을 거절했던 선수협과의 논의 가능성 자체를 배제하는 모양새다.
선수협은 시즌 개막 전인 오는 3월 다시 주장 모임을 갖고 새 회장 및 집행부 선출을 시도할 예정이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각 구단 선수들을 만나 의견을 모으고, 다음 회의에서 결론을 내는 쪽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수 차례 시도에도 불발됐던 회장 선출 문제가 이번에는 결론을 맺을지는 회의적이다.
일본의 최근 사례가 돌파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일본프로야구선수회(이하 선수회)는 지난 22일 도쿄의 일본 프로야구(NPB) 사무국에서 열린 회의에 집행부가 아닌 선수회원 아키야마 쇼고(세이부 라이온즈), 마루 요시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를 내보냈다.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16안타)을 세운 아키야마와 센트럴리그 2년 연속 MVP에 오른 마루는 NPB를 대표하는 간판 선수들. 이들은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출전 기회가 없는 선수들의 이적을 활성화 시키는 이른바 '현역 초안' 활성화 및 대표팀 처우 개선 등을 주장했다. 상징성을 갖춘 이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관심을 유도하고 협상 주도권을 가져오는데도 일조하는 모습이다. 선수 스스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 협의의 어려움을 깨달음과 동시에 선수협의체 필요성을 체감케 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선수협이 걸어온 길, 최근 분위기를 따져보면 각 팀의 간판 선수들이 구단들과의 협상에 나서는 것은 큰 부담을 느낄 만하다. 하지만 표류를 거듭하는 선수협의 현실은 처우 개선을 통해 더 좋은 야구를 보여주겠다는 궁극적 목표를 더 희미하게 만들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재계약에 성공한 한 FA 선수는 "나는 계약에 합의했지만, FA제도는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며 "구단과 선수 모두 욕심보다 좋은 합의점을 찾아 올바른 제도를 만드는게 FA 뿐만 아니라 후배들이 도움을 받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신임 회장-집행부에만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슈퍼 스타들의 관심이 더없이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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