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다.
김학범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과 제주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개막전을 찾았다. 이튿날인 3일에는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방문해 서울 이랜드와 광주의 K리그2(2부 리그) 경기를 관전했다. 인천의 김진야, 광주의 엄원상, 이랜드의 서경주 등 연령별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이유는 명확하다. 불과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2020년 도쿄올림픽 1차 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예선 때문이다. 이 대회에는 총 44개 팀이 참가해 실력을 겨룬다. 각 조 1위 11개 팀과 조 2위 중 상위 4개 팀, 본선 개최국 태국까지 총 16개 팀이 U-23챔피언십 본선 겸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 진출하게 된다.
쉽지 않은 길이 예고돼 있다. 한국은 대만(22일), 캄보디아(24일), 호주(26일)와 차례로 격돌한다. '난적' 호주와 예선부터 만난다. 호주는 피지컬과 파워에서 압도적이다. 호주에 패하면 자칫 올림픽 최종예선 무대도 밟지 못할 수 있다. 2승1패(승점 6)가 돼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치면 다른 조의 2승1무(승점 7)를 기록한 팀에게 최종 예선행 티켓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다. 김 감독이 일찍이 "부담감이 많다. 1위를 하지 못하면 2위는 상황이 어떻게 돌아갈지 모른다. 무조건 1위를 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도쿄올림픽을 정조준하는 김학범호는 예선부터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는 '베스트 멤버'로 출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선수 의무 차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감독 역시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마친 뒤 "현재 유럽파 소집 계획은 없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리그에 충실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김 감독은 K리그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릴 예정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난관이 하나 더 있다. 3월에는 김학범호 뿐만 아니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도 소집한다. 이 가운데 U-20 대표팀에는 조영욱(서울) 전세진(수원) 박정인(울산) 등 일부 선수의 차출이 겹칠 수 있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산 넘어 산. 김 감독은 마지막까지 선수단을 점검하며 명단을 고심하고 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이번주 내로 최종 명단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선수단 점검을 마치고 귀국하는 6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선수단은 11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여 훈련에 나선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