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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숨은 무기 차재용, NC전서 다시 부른 '희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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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성장'을 강조한 2019시즌의 롯데 자이언츠. 관심은 마운드에 쏠려 있다.

좌완 투수 차재용(22)은 지난해 10월 롯데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이 꼽은 첫 기대주.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당시 뛰어난 구위를 선보이면서 양 감독 및 코칭스태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수 안중열은 "마무리캠프 이전과 비교해보면 구위가 많이 달라졌다. 이전과는 다른 공을 던지고 있다"고 호평했다. 양 감독 역시 "차재용이 그동안 기대를 모은만큼 성장하지 못했는데, 마무리캠프에서 원인을 어느 정도 찾았다"고 말했다.

부천고를 졸업한 지난 2015년 2차 2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차재용은 입단 당시 좌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8경기 승패없이 6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8.53을 기록한게 전부다. 매 시즌을 앞두고 '유망주' 꼬리표가 따라다녔지만, 정작 시즌에선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3일 김해 상동구장. NC 다이노스와의 2019시즌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 감독의 평가는 마무리캠프 때와는 다소 온도차가 있었다. "차재용이 오늘 경기를 통해 좀 더 느꼈으면 한다." 그는 "오늘 차재용을 투입할 생각이다. 마무리캠프 때보다는 다소 처져 있는게 사실"이라며 "연습경기, 시범경기, 정규시즌은 각각 차이가 있지만, 차재용이 그동안 내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온 만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를 통해 차재용이 발전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차재용은 이날 팀이 0-2로 뒤지던 5회초 무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동안 선보인 구위로 위기 상황을 스스로 풀어 나아가보라는 양 감독의 메시지였다. NC는 9번 타자 노진혁을 시작으로 이상호, 김태진,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등 상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순서였다.

결과는 퍼펙트였다. 차재용은 세 타자를 모두 우익수 뜬공 처리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세 개를 만들었다. 단 두 개의 공으로 첫 타자 노진혁을 돌려세운데 이어, 파울 커트로 맞선 이상호마저 구위로 밀어붙여 아웃카운트를 벌었다. 2루 주자 정범모가 진루해 만들어진 2사 3루 상황에선 김태진을 4구째에 우익수 플라이 처리하면서 승부를 마무리 했다. 총 11개의 공을 던진 차재용이 이날 기록한 최고 구속은 136㎞, 직구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등 주무기를 가다듬는데 주력했다. 팀은 0대5로 패했지만, 양 감독의 의도를 완수한 차재용에겐 자신감이 붙을 만한 승부였다.

차재용은 경기 후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많은 편인데, 오늘은 그런 부분 없이 투구를 했다"며 "캠프 마지막날 잘 던지고 와서 '오늘 안좋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있었는데, 아직 감이 살아 있는 것 같아 다행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날씨가 추웠고, 아직 시즌 전이기에 구속에 큰 의미는 두지 않는다"며 "제구를 더 가다듬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해=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