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는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토트넘) 이재성(홀슈타인 킬)의 연속골로 2대1로 이겼다. 벤투 감독은 2선 자원을 적극 활용한 4-1-3-2 포메이션을 새롭게 꺼내들며 볼리비아(1대0 승)와 콜롬비아를 차례로 잡았다. 손흥민의 최전방 기용, 플레이메이커 성향의 선수들 2선 활용, 스리백 변화 등 다양한 실험들이 오갔다.
하지만 새 얼굴의 실험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이강인과 백승호는 콜롬비아전에서도 나서지 못하며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사실 이번 3월 A매치의 핫 키워드는 단연 이강인이었다. 백승호도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한국축구의 미래'라는 이강인의 선발에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이강인은 올해 꿈에 그리던 1군 데뷔에 성공했다. 발렌시아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1군 데뷔이자, 한국축구 역사상 최연소 유럽 빅리그 데뷔였다. 1군 정식 계약까지 마친 이강인은 라리가 데뷔전까지 치렀다. 한국선수들에게서 볼 수 없는 탁월한 기술과 센스에 팬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폭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강인을 A대표로 발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실제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이후 이강인의 기량을 점검하기 위해 발렌시아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뉴캐슬)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대신해 이강인 백승호 '젊은 피'를 택했다. 만 18세20일인 이강인은 역대 일곱번째로 어린 나이에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강인 백승호의 첫 A대표팀 입성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이 둘이 처음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 모습을 드러낸 19일에는 무려 100여명의 취재진이 자리했을 정도. 벤투 감독은 처음부터 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다. 벤투 감독은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충분히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하지만 대표팀 첫 승선이라는 첫 단계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 소속팀에 돌아가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벤투 감독은 훈련 기간 동안 이강인과 백승호를 따로 불러 여러 대화를 나누는 등 많은 관심을 쏟았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실전까지는 한계가 있었다. 일단 벤투호는 새 출발 후 새로운 포메이션과 틀을 실험했다. 게다가 상대가 강했다. 아시안컵에서 실패를 겪은 벤투호 입장에서는 이번 A매치 기간 동안 승리로 반전에 나설 필요가 있었다. 무리하게 이강인과 백승호를 투입해 부담을 주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일단 함께 훈련하며 이들이 어떤 선수인지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
상암=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