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의 투수 대타 기용은 이번이 두번째다. LG 트윈스 감독이던 7년전 2012년 9월 12일 잠실에서 SK 와이번스와 상대를 했을 때 9회말 2사에서 박용택 대신 대타로 신인 투수 신동훈을 냈다. 26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서 9회말 2사후 문경찬이 헬멧을 쓰고 나와 삼진을 먹고 들어갔다.
많은 이들이 7년전 장면을 떠올리면서 김 감독에 대한 질타를 하기도 한다.
그런데 7년전과 이번은 완전히 다른 케이스다. 그때의 잣대를 여기에 들이대면 안된다.
7년 전 상황을 보자. 3-0으로 SK가 앞선 상황에서 9회말 선두 이대형 타석 때 8회에 이어 박희수가 등판했다. 박희수가 오른손 대타 최동수를 삼진으로 잡아내 1아웃. 이어 이진영 타석 때 SK 이만수 감독은 이재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재영은 이진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정성훈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2사 2루서 박용택 타석. 이 감독은 다시 마운드에 올라 투수를 마무리 정우람으로 교체했다. 이때 김 감독이 투수인 신동훈을 대타로 냈고, 신동훈은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3대0으로 끝났다. 세이브 상황으로 정우람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12일 경기는 13-7로 한화가 6점차로 앞서고 있었다. 9회말 마지막 수비 2사 1루 상황에서 한화 한용덕 감독이 마무리 정우람을 올렸다. 세이브 상황이 아니다. 한 감독이 밝혔듯이 경기 감각을 올리는 컨디션 점검 차원이었다. 며칠간 실전 피칭을 하지 않아 27,28일 KIA전에 나갈 것에 대비해 실전 피칭을 한 것이다.
한국 야구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감독의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점수차가 큰 상황에서도 필승조 투수들이 더러 나와서 컨디션 점검을 했다. 이제껏 김 감독이 그런 상황에서 투수를 대타로 낸 일은 없었다. 그래서 무슨 의미가 있는지가 궁금하고 7년전 사건이 떠오른다.
7년전은 김 감독이 경기를 포기한 것이 문제가 됐다. 김 감독은 이 감독의 투수 교체에 대해 오해를 한 부분이 있었다. 3-0의 상황에서 투구수가 11개 밖에 되지 않았던 박희수를 내리고 이진영 타석 때 이재영을 올린 것을 두고 LG를 기만한다고 생각했다. SK는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박희수와 정우람을 되도록 쓰지 않고 싶어했다. 그래서 세이브 상황임에도 정우람 대신 이재영을 올렸고, 2루타를 맞고 2사 2루가 되고 강타자 박용택 차례가 오자 어쩔 수 없이 정우람을 세웠던 것이다.
정우람이 나와도 박용택이 좋은 타격을 해서 찬스를 이어간다면 3점차라 경기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었다. 정우람은 컨디션 점검 차원이 아니라 승리를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섰다. 최선을 다해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김 감독은 자존심이 상한다며 선수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경기를 포기했었다.
그래서 26일의 문경찬 대타건은 다른 시각으로 봐야한다. 김 감독이 이유를 밝히지 않았으니 그저 추론을 할 뿐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투수를 대타로 낸 것이 그때와는 다른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스피드업을 위해 감독들끼리 노력하자고 해놓고 투수를 굳이 교체한 것에 대한 불만일 수도 있다.
이틀 더 싸워야하는 상대팀의 마무리가 편안하게 컨디션 조절하는 꼴을 보기 싫었을 수도 있다. 타순대로 황대인이 나왔다면 정우람은 보통 때처럼 던졌을 것이다. 확실하게 경기감각을 찾는다. 하지만 투수가 나왔으니 정우람은 전투력을 잃는다. 공도 천천히 던지며 싸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이번 문경찬 대타건은 승부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런 작전을 한 김 감독의 마음이 궁금하긴 하지만 그 자체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7년전 징계를 했던 KBO가 이번엔 징계 사유로 보지 않는 이유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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