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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잡을 수 있었던 2경기 놓친 KT, 한계 직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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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인가.

부산 KT 소닉붐이 벼랑 끝에 몰렸다. KT는 26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84대88로 패했다. 1차전 연장 석패에 이은 2연패. 5전3선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이기에 분위기가 LG쪽으로 많이 기울게 됐다.

지난 시즌 꼴찌팀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한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수 있지만, LG전 2경기 내용을 보면 그런 말을 하기도 쉽지 않다. 차라리 아예 실력 차이를 드러내며 졌다면 모를까, 2경기 모두 KT가 이길 수 있었던 경기 내용이었다. 아니, 이겨야 정상인 경기였다.

1차전이 뼈아팠다. 4쿼터 막판 상대 가드 김시래에게 연속 5득점을 내주는 장면이 아쉬웠다. 그리고 실점을 떠나 볼 간수만 잘했어도 승리를 지킬 수 있었는데, 실책성 플레이에 연장전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2차전은 1차전을 허무하게 내줘 꼭 이겨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힘들었을 경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쿼터까지 경기를 잘 풀었다. 하지만 4쿼터 갑작스럽게 선수들 전체가 '멘붕'에 빠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승부처가 되자 모두 자신감을 잃고, 자신이 해결하기 무서워 동료에게 공을 건네는 '폭탄 돌리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여러 문제점이 보인다. 마커스 랜드리는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능한 선수지만, 센터가 아니라는 약점이 있다. 폭주기관차처럼 상대를 들이받으며 골밑으로 돌진하는 제임스 메이스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토종 센터 싸움에서도 LG 김종규가 KT 김현민, 김민욱, 이정제에 앞선다. 큰 경기에서는 외곽보다 골밑에서의 안정적인 플레이가 승리에 도움이 된다.

앞선 가드들의 경험 부족도 그렇다. 결국 승부처에서 경기를 냉정하게 풀지 못해 상대에 흐름을 넘겨주는 것이다. 허 훈도 유능한 선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김윤태는 피지컬이 좋지만 운영 능력은 떨어진다. 외국인 가드 저스틴 덴트몬이 풀어주면 좋지만, 그는 스코어러 타입이지 경기를 리딩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이번 시리즈에서 극명하게 대비되는 포지션이 포인트가드인데, LG는 김시래가 득점과 경기 운영에서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동철 감독은 KT 신임 감독으로 부임해 이번 시즌 남자농구 초보 감독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남자 감독으로 처음 맞이하는 단기전에서는 순간 대처가 원활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과연, 서 감독이 홈 부산에서 열리는 3차전에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