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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 입증한 헤일리, 120개나 다름 없었던 혼신의 99구

by 정현석 기자
6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7회말 무실점으로 막은 헤일리가 구자욱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김민준 기자/news@isport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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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인천 SK전. 삼성 선발 저스틴 헤일리에게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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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새 외국인 투수 듀오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커지고 있던 시점. 이날 헤일리 등판 전까지 삼성 외국인 투수 2명은 10개 구단을 통틀어 최악의 스탯을 기록중이었다.

특히 1선발 덱 맥과이어는 데뷔 후 3번의 등판에서 모두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4일 대구 KIA전이 최악이었다. 경기 초반 모처럼 타선이 폭발해 무려 7점을 지원 했지만 5회를 버티지 못했다. 3⅔이닝 6피안타 5볼넷으로 6실점. 이전까지 "기다려봐야 한다"고 판단을 유보하던 삼성 김한수 감독도 "점수 차를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투구였다"고 짧게 촌평했다. 맥과이어 영입 이후 처음으로 던진 부정적 언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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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리 역시 이날 경기 전까지 썩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전 2경기에서 2패에 6.30의 평균자책점. 맥과이어보다는 나았지만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투구수가 많은 편이었다. 26일 롯데전 6이닝에 110개, 31일 두산전 4이닝에 94개였다.

김한수 감독은 6일 SK전을 앞두고 두 투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승부하지 하지 않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진다. 통할 수 있는 직구를 갖고 있는데 스스로 불리한 카운트를 만드는 게 아쉽다. 너무 안 맞으려고 의식하는 것 같다"며 공격적인 피칭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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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에서 1회말 삼성라이온즈 선발투수 헤일리가 투구를 하고 있다. (김민준 기자/news@isportskorea.com)

헤일리도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잘 알고 있었다. 세번째 등판. 반드시 '쓸모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경기였다.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만큼 초반부터 의지가 결연했다. 전력 피칭으로 정면 승부를 펼쳤다. 흐름도 팽팽했다. 타선의 지원은 1점이 전부였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경제적인 투구를 위해 매 이닝 공격적으로 전력 피칭을 해야 했다. 2회 2사부터 6회까지 13타자 연속 범타를 이어갔다. 6회까지 기록한 투구수는 80개.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다. 이미 100개 넘게 던진거나 마찬가지였다.

1점 차 승부였기에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최고 150㎞, 평균 140㎞ 중후반에 달하던 패스트볼이 4~5㎞쯤 떨어져 있었다. 위닝샷이었던 슬라이더 위력이 반감될 수 밖에 없던 상황. 결국 이날 경기의 처음이자 마지막 위기가 찾아왔다. 선두 2번 강승호에게 던진 3개의 직구는 143~144㎞이었다. 결국 살짝 스피드가 떨어진 직구를 넣다 이날 2번째 안타를 허용했다. 정의윤 로맥 이재원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헤일리는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다. 계속 변화구를 보여주다 기습적으로 직구를 던져 범타를 유도했다. 1사 2루에서 로맥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 던진 직구 스피드는 145㎞. 전력을 다해 코너에 꽂아 넣은 공이었다. 이재원에게 슬라이더를 던져 1루 땅볼을 유도하고 이닝을 마쳤다. 사력을 다한 99개의 투구. 7이닝 2피안타 무4사구 10탈삼진 무실점이라는 빛나는 기록이 남았다. 라이온즈 에이스로 안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한 경기. 헤일리는 마지막 아웃을 잡아낸 뒤 가슴을 치며 포효했다. 자신의 임무를 다했음을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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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은 무리였다. 데뷔 첫 승 여부를 떠나 국내 데뷔 후 첫 호투를 좋은 기억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었다. 필승조로의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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