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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日이 꼭 봐야 할 작품"..200억 대작 '이몽'의 의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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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일본에서 꼭 보면 좋을 작품."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M라운지에서 MBC 새 주말드라마 '이몽'(조규원 극본, 윤상호 연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윤상호 PD와 김승모 CP가 참석해 '이몽'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이몽'은 일제 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몽'은 수년의 준비 기간을 거친 작품으로, 100% 사전제작 드라마다. '사임당, 빛의 일기'의 윤상호 PD와 '아이리스'를 쓴 조규원 작가가 손을 잡은 200억원 규모의 대작 '이몽'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후원한다. 촬영 역시 몽골과 상하이 등에서 진행됐다.

윤상호 PD는 "'이몽'은 김승모 CP님과 제가 묘한 인연이 있다. 청춘시절 김종학 감독님의 조감독을 함께 했고, 대선배로 존경했다. '여명의 눈동자'가 저희의 가슴을 울리고 한국 현대사를 건드린 대작이었다. 연출을 하면서 언젠가는 '제2의 여명의 눈동자'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염원이 컸다. 이 시대를 대변해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염원을 좋은 기회를 만나 출발한 거 같다. '이몽'은 작품에 있어서 그런 의미다"고 밝혔다.

이어 "보시다시피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첩보액션 드라마다. 재미와 감동을 담으면서 사람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 강한 의도가 깔려있다. 그 부분이 '이몽'을 봐주시는 가장 큰 관전포인트다"고 설명했다.

기획을 맡은 김승모 CP는 "(3·1 운동)100주년을 기념해 이런 드라마가 없으면 그분들께 죄송할 거 같다고 생각했다. 자금이나 사업적으로 리스크가 있지만, 꼭 만들어져야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다. 그 시대를 살다 가신 많은 분들을 역사라서, 위인이라서, 머리로 기억하기 보다는 그분들을 찾아보고 더 알게 되는 것을 바랐다. 시청자들에게 뭘 전달한다기 보다는 드라마로 일단 보시고 그분들을 좋아하시길 바라서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 250억원 규모의 작품이라고 알려졌으나, 실제로 들어간 제작비는 200억원 미만이다. 김승모 CP는 "아시다시피 항일 드라마다 보니 해외 판매 같은 것이나 협찬과 PPL에서 자금 회수 방법이 많지가 않아서 실제 예산은 조달이 가능한 금액 수준으로 최대한 맞췄다. 200억 밑으로 내려서 만들었다. 그리고 그걸 위해 굉장히 타이트한 일정과 예산 관리로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금은 일제시대를 재현하고 액션을 실감나게 살리기 위한 미술과 CG에 투입됐다. 그런 제약 안에서 모든 것을 진행하기 위해 연출자의 많은 노하우가 투입이 됐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고가 있었다. 제작 과정에서는 위험한 신이 많았음에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장을 최대한 리얼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윤상호 PD 역시 제작비를 아껴가며 촬영에 열중하는 중이라는 설명. 윤 PD는 "촬영이 그동안 100회정도 진행이 됐고 이제 막바지다. CP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적지 않은 예산을 쓰고 애를 썼고, 여타 드라마보다 많은 돈을 MBC에서 투입을 해줘서 아껴서 잘 만들려고 애를 썼다. 때로는 연출이 가진 경험들이 잘 녹아들었을 때 돈을 적게 써도 몇 배의 효과가 나올 수 있다.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 요즘엔 막바지로 달리고 있다. 굉장히 많은 배우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4월 말이 되면 모든 촬영이 끝이 날 거 같다. 저희가 사전제작이다 보니 15부까지 편집도 완료된 상태다. 아무래도 사전제작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시켜서 가는 작품이 아닐까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외화를 낭비하지 않고 잘 쓴 것이 돌이켜보면 굉장히 훌륭한 선택이었던 거 같다. 아껴서 이상해진 것이 아니라 아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몽'은 약산 김원봉을 주제로 한 드라마로 알려졌으나, 김원봉은 정치적으로 논쟁이 이는 인물. '이몽' 측은 "약산 김원봉의 일대기를 담는 드라마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윤 PD는 "드라마 '이몽'은 약산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 드라마가 아니다. 약산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를 다루는 것은 굉장히 예민한 소재일 수 있다. 그래서 일대기를 다루는 것은 방송국과 제작진의 쉽지 않은 일이다. 저희는 어찌 됐든 김원봉이라는 인물이 사실적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의열단이란 단체를 대표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의열단이란 단체를 만든 인물이기 때문에 저희가 김원봉이란 인물을 덮을 수는 없었다. 많은 무장 독립 운동가들이 투영됐다고 보면 되고, 허구의 여성이 함께 나란히 독립을 위해 움직이는 다이내믹한 이야기 속에 김원봉을 활용했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를 표현하는 유지태도 역사적이고 정치적이고, 또 이념적인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연기를 하고 있다는 설명. 윤 PD는 "배우 유지태 씨도 김원봉 역할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초반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시작한 것이 맞다. 배우 본인도 '이런 취지구나'라고 이해하셨고, 본인도 독립운동가로서의 모습을 표현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서 약산 김원봉이라는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고, 혹시나 정치적 소재와 엮이는 것 아닌가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것은 확실한데 독립이라는 것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고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PD는 "유지태 씨가 촬영을 하며 눈물이 자꾸 난다고 했다. 유지태 씨는 상상만 하고 리허설만 해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이입이 되어 있다. 마무리 지을 단계가 되다 보니 다 각자 제자리에서 자기 역할에 이입이 돼서 현장이 계속 눈물바다다"고 말했다. 배우들의 몰입도가 높아졌다는 설명.

초반 '이영애 드라마'로 알려졌으나, 캐스팅 변경으로 인해 이제는 이요원과 유지태의 드라마가 됐다. 윤 PD는 캐스팅에 대해서도 "이몽'이 첫 출발하게 된 것은 배우 이영애 씨와 전작의 인연으로 시작해서 이 작품이 처음 기획이 됐다. 굉장히 열정적으로 작업 과정이 밟아오다가 배우의 스케줄과 일정 문제로 인해 배우가 바뀌는 과정이 한 차례 있었다. 김원봉 역할을 맡으신 유지태 씨가 캐스팅되는 과정 속에 많은 배우들이 후보에 올랐으나 저희가 유지태를 선택한 이유는 큰 나무 같은 느낌이 컸다. 유지태 씨가 가진 큰 나무 같은 느낌은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중량감이 컸던 거 같다. 지금도 역시 그 부분, 저희가 선택을 잘한 거 같은 느낌이 들고 있다. 이요원 씨는 저희가 너무 감사드리는 것이 먼저 거론됐던 여배우 분이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기획의도와 모든 것들을 높이 사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극중 이영진 역할에 뛰어들어주셨다. 굉장히 열연해주셨다. 그 또한 결국엔 이요원 씨가 '이몽'의 주인공으로서 운명적으로 만들어진 거 같다"고 만족도를 드러냈다.

'이몽'은 현 시기에 꼭 필요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김 CP는 "독립이라는 일치된 목표를 두고도 방법에 대해서는 갈등도 있었다. 같은 목표 다른 방식에 대한 드라마다. 지금까지도 이어진 이야기라고 본다. 임시정부라는 축과 다른 행보를 걸었지만 의열단이라는 집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드라마다. 김원봉 선생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나온 이야기지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는 아니다.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나 외교 노선을 걸은 분들을 기리고자 만든 작품이다"고 말했고 윤 PD 역시 "이몽은 직역하면 다른 꿈이란 이야기다. 저희 이몽 안에 숨겨진 일몽을 얘기하는 거 같다. 드라마를 보시다 보면, 독립을 두고 각자 다른 이야기들이 많았다고 하더라. 그 안에 저희가 1몽, 하나의 꿈은 무엇이냐를 얘기하는 부분이 이몽 속에 담긴 또 하나의 꿈인 거 같다"고 말하며 작품의 의미를 다시 되새겼다.

윤 PD의 자신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졌다. 윤 PD는 "스스로 많은 작품을 연출했지만, 벅찬 마음이 드는 것은 '이몽'이 처음인 거 같다. '이몽'은 아주 재밌다. 보시면 계속 보실 수 밖에 없는 드라마고, 재미와 감동이 있다. 의미가 분명 있지만 재미를 먼저 두고 찾는 것이 의미 같다. 대중문화 연출을 하는 사람들은 재미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다. 작가님도 노력하셨다. 기대를 가지고 보시면 좋을 거 같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또 "우리 작품은 일본 분들이 꼭 봐야 한다. 꼭 해석이 돼야 할 일본인들이 드라마에 꼭 등장한다. 일본인들에 대한 관전포인트가 있다고 본다. 어떻게든 방송에 나가면 일본도 우리 드라마를 보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호 PD는 MBC '태왕사신기'(2007), SBS '비천무'(2008), MBC '탐나는 도다'(2009) 등을 연출한 사극 전문 연출자다. 이에 더해 중국 후난 TV에서 방송됐던 '지인단신재일기(只因?身在一起)'(2015)와 SBS '사임당 빛의 일기'(2017) 등도 연출했다. '이몽'은 2년 만에 찾아온 윤상호 PD의 신작이다. 또 조규원 작가는 '아이리스' 시즌1과 '아이리스 2 : 뉴제너레이션'을 집필한 바 있다.

4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