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각) 프랑스 디종 가스통 제라르 경기장에서 열린 디종과 아미앵의 리그앙 경기.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33분, 양 팀 선수들이 갑자기 경기를 중단하고 터치라인 부근에 모였다. 아미앵의 주장인 프랭스 구아노가 상대 관객으로부터 흑인을 조롱하는 의미의 원숭이 소리를 들은 후 심판에게 경기 중단을 요청한 것. 구아노는 "끝이다. 이제 안 뛰겠다. 팀원들 데리고 라커룸으로 가겠다"고 단호하게 경기 중단 의사를 밝혔다. 선수들과 코치진, 심판들의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구아노가 관중석에 가서 문제의 관객들을 지목한 이후 경기는 재개됐다. 구아노는 경기 후 "21세기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모두 동등하다. 경기를 멈춤으로써 이 사건을 부각하려 했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 역시 구아노의 행동을 지지했다. 디종 공격수 뱅자맹 자노는 구아노를 향한 관중의 인종차별 조롱을 직접 듣진 못했다면서도 "구아노가 경기를 멈추고 싶어했을 때 완전히 지지했다. 경기 중단을 원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디종은 곧 문제의 관객을 체포했으며, 리그앙도 추가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리그앙에서 18위에 머물러 있는 디종은 강등권 탈출을 위해 반드시 아미앵을 잡아야 했지만, 소동 속에 펼쳐진 경기는 결국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디종의 권창훈은 후반 40분 교체 출전해 짧은 시간 한 차례 슈팅을 날리기도 했지만 0의 균형을 깨지는 못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