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김도훈 감독의 진가가 드러나고 있다. 성적으로 보여주니 고맙다."
김광국 울산 현대 단장이 올시즌 11경기 무패(8승3무), K리그1 선두(5승2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H조 1위(2승1무)를 달리고 있는 김도훈 감독의 리더십에 고마움을 표했다.
울산은 14일 K리그1 인천 원정에서 3대0으로 완승하며 3경기 무실점, 4연승으로 1위를 굳건히 지켜냈다. 올시즌 안방에선 6연승 행진이다. 4연패 늪에 빠졌던 1년 전과는 사뭇 다른 봄다운 봄날이다.
김 단장은 이에 대해 "3년차, 김도훈 감독의 진가가 드러나는 타이밍"이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이제는 제대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단장은 일부 팬 사이에서 '김도훈 축구'가 저평가된 부분을 안타까워 했다. 김 감독은 노력하는 전략가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분석하고 고민한다. 비디오 요청 건수가 계약조건을 초과해, 구단에서 외주업체에 추가 비용까지 낼 정도다. 김 단장은 "가끔 일부 팬들이 '그 선수로 그것밖에 못하냐'는 식의 비난을 할 때가 있다. 그렇게 따지면 K리그 대다수 외국인선수들의 몸값이 우리 주니오보다 비싸다"고 예시했다. "김 감독은 인천에서 첫 감독을 하며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했다. 2017년 울산 첫해에 FA컵에서 우승했고, 2년차에 FA컵 준우승,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올해 3년차에 접어들면서 완전히 본인의 페이스대로 팀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무명의 장신 수비수' 김수안을 공격수로 기용, 가와사키전 극장승을 이끌어낸 김 감독의 용병술을 언급하며 "김 감독이 사람을 정확하게 봤다"고도 했다. 김 단장은 끈끈한 '원팀'을 빚어내는 김도훈 리더십에 강한 신뢰를 표했다. "우리 팀의 스타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묶어내, 원팀으로 만드는 능력이 바로 김 감독의 리더십이다. 좋은 사람, 신뢰를 주는 사람이다. 차별, 편견 없이 '공정한 관리자'라는 믿음을 주는 리더다. 그런 면에서 '김도훈 축구'는 평가받아 마땅하다."
'김도훈 축구'가 빛을 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김 단장 및 구단 전문가 집단과의 시너지다. 14년만의 리그 우승을 목표 삼은 울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에도 공격적인 영입을 감행했다. 특히 FA컵 2연패를 목전에서 놓친 직후 수비라인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센터백 듀오' 윤영선-불투이스는 승리를 지켜내는 '통곡의 철벽'이다. 김 단장은 "윤영선을 선제적으로 잡을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다른 구단이 달려들기 전에 빨리 결정했다. SC헤렌벤 출신 불투이스도 전력강화부에서 노르웨이, 네덜란드, 유럽 2-3부리그를 샅샅이 뒤져 찾아냈다. 김 감독이 리차드 이상의 선수를 원했고, 결국 '키 큰 리차드' 불투이스를 데려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경기 승리수당으로 뭉텅이돈이 빠져나가지만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김 단장은 "우리 선수들이 제도적으로 보장된 수당을 당초 예상보다 많이 갖고 가고 있다"며 웃었다. "그런 만큼 팬들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도 더 열심히, 인지도도 더 많이 쌓아야 한다. 팬들이 더 많이 오도록 한발 더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적도 분위기도 최고인 봄날, 김 단장의 고민은 단 하나. 울산 그라운드를 만원 관중의 뜨거운 함성으로 채우는 일이다. "팀 성적도 좋고, 유소년도 좋고, 취약했던 23세 이하 울산대도 강해졌다 선순환 구도도 구축됐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한 명문구단이 되려면 매경기 그라운드를 가득 채우는 팬들의 함성소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작년에 전북, 서울에 이어 우리가 관중 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다들 열심히 해서 수원 포항 인천 대구에 우리보다 많은 관중이 오고 있다. 물론 평일 경기가 2번이었던 탓도 있다"면서 "4월 남은 홈 2경기에 올인해서 최대한 많은 관중을 오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7월, 울산은 홈구장을 울산종합운동장으로 잠시 이전한다. 월드컵경기장 잔디를 전면교체한다. 하반기 전경기가 종합운동장에서 치러진다. 김 단장은 1990년대 후반, 울산의 축구열기를 선도했던 중장년 팬들의 컴백을 열망했다. "1990년대 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집 나간 팬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것이 목표다. 3월 볼리비아와의 A매치 때 울산 축구팬들이 울산월드컵경기장을 꽉 채웠다. 현재 우리는 통천을 씌워 1만6000석을 운영하고 있다. 만원관중을 넘어 저 통천을 걷어낼 날을 꿈꾼다. 그런 날이 꼭 올 것이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