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은 최근 들어 간판 타자 나성범을 2번 타순에 자주 기용하고 있다.
2013년 KBO리그 데뷔 이래 지난해까지 나성범은 2번 타자로 43타수 15안타(통산 3071타수966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16차례 2번 타순을 맡아 16타수 7안타(5볼넷)를 기록했다. 1일까지 시즌 타율 3할7푼2리(86타수 32안타), 4홈런 14타점을 기록한 그는 2번 타순에서 3홈런 8타점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맡아온 3번(1홈런 5타점)이나 4번(0홈런 1타점)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이다.
NC 데이터팀은 최근 이 감독에게 선두 타자 박민우에 이어 나성범을 기용했을 때 득점 기대 확률이 크게 올라간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캠프, 연습경기 기간 나성범의 전진배치를 고민했던 이 감독은 자료를 토대로 이를 실행에 옮겼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가장 탁월한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를 2번 타자로 활용해 득점력을 높인다는 '강한 2번론'과 닮은 듯 하지만, 다른 부분도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 감독은 "나성범이 '3번 타자가 아니면 안된다'는 고정관념은 어느 정도 깨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확률적으로 가장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실행에 옮겨 실험을 해볼 수 있다"며 "더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개인 스스로 경기 흐름을 이어가는데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상대 투수 입장에서는 (나성범의 전진배치가) '또 나왔네'라며 부담감을 느끼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의 실험은 나성범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나성범에 앞서 타석에 서는 박민우나, 뒤를 받치는 박석민, 클린업트리오의 끝자락에 서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모두 언제든 변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박석민이 3번 타순에 나서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만, 그 자리에 고정시킬 생각은 없다"며 "박민우보다 리드오프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면 그쪽을 활용하는게 맞다. 반대로 타율이 좋은 박민우를 중심 타선에 활용한다면 더 좋은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유연성'을 강조했다.
주전 줄부상과 불안한 전력에도 NC는 시즌 초반 승수 쌓기에 성공하면서 상위권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책임감으로 선수단을 뭉쳐온 이 감독은 변화와 유연성을 토대로 롱런 채비를 하고 있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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