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2·바르셀로나)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처음으로 알린 건 14년 전인 2005년 FIFA U-20 월드컵이었다. 당시 만 18세의 메시가 던진 충격파는 엄청났다. 불과 1년 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메시는 작은 체구로 인해 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엄청난 실력으로 단숨에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바꿔놨다. 결국 메시는 대회 골든볼과 골든부트(득점왕)를 독식하며 '황제'의 탄생을 선언했다.
한국 축구의 자랑이자 미래인 이강인이 이번 U-20 월드컵을 통해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남긴 임팩트가 마치 14년 전 메시를 연상케 한다. 어떤 면에서는 마치 '평행이론'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크지 않은 체구, 프로 커리어를 시작하지 얼마 안돼 지닌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U-20 월드컵 골든볼로 그 아쉬움을 씻어냈다는 점 등에서 14년 전 메시의 스토리와 매우 흡사하다. 어떤 면에서는 이강인이 메시가 세계 최고의 축구 스타가 되기까지 걸어온 길 즉, '메시 코스'를 정확히 밟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비록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우크라이나에 1대3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강인이라는 보물의 가치를 세계 축구팬들과 함께 확인한 계기였다. 이강인은 뛰어난 개인기와 폭 넓은 시야, 정확하고 침착한 판단력, 그리고 나이와 상관없이 팀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우승을 거두지 못했음에도 대회 MVP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한 건 이런 가치를 FIFA도 인정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아직 이강인의 기량이나 성장이 '정점'에 오른 게 아니라는 것이다. 18세 이강인은 지금만으로도 이미 또래 중 최고지만, 여전히 성장 중이다. 14년 전 메시 역시 U-20월드컵 골든볼과 골든부트 수상을 계기로 더더욱 기량을 만개시킨 끝에 엄청난 프로 커리어를 쌓아 올린 바 있다. 때문에 '메시 코스'를 밟고 있는 이강인도 분명 지금보다 기량이나 커리어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엄청난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그 증거가 바로 그간 이강인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던 소속팀 발렌시아의 태도 변화다. 대회 내내 이강인의 활약상을 구단 SNS를 통해 전하더니 골든볼 수상을 크게 축하했다. 주목도가 커지고, 타 구단들의 영입 의사가 쇄도하자 이제야 새삼 주목하는 모습이다. 좋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강인의 입지가 더 넓어지고 단단해지면서 출전 기회도 늘어날 듯 하다. 성장의 촉매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과연 이강인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앞서 같은 길을 걸은 메시의 레벨까지 가지 말란 법도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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