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9차전 입장 관중은 1만7912명이었다. '잠실 라이벌'간 일요일 경기 치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전날 2만3106명보다 5194명이나 적었다. 올해 양팀간 9경기 가운데 두 번째로 적은 팬들이 입장했다. LG-두산간 올시즌 최소 관중은 지난 4월 14일 기록한 1만5459명이다.
올시즌 KBO리그 관중 동원력이 크게 떨어졌다. 올초 10개 구단이 목표로 잡은 878만488명은 커녕 4년 연속 800만명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16일 현재 페넌트레이스 354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누적 관중은 395만285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0만3108명과 비교해 8.14%가 감소했다.
경기당 평균 1만1166명을 남은 경기수에 대입하면 올해 예상 총관중은 약 804만명이다. 하지만 예년처럼 7월 이후 관중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800만명을 채우기는 힘들 전망이다.
지난해 354경기를 치른 뒤 남은 366경기에 입장한 관중은 377만634명이었다. 1만2156명이었던 평균 관중이 1만302명으로 감소했다. 전반기 대비 감소율은 15.25%. 올해 남은 시즌에도 같은 비율로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남은 366경기의 예상 관중은 346만3723명이다. 결국 올시즌 예상 관중은 741만6580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10개 구단 체제가 시작된 2015년 관중 규모 736만530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해는 축구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굵직한 국제대회도 없는 시즌이다. 급격한 관중수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흥행의 양축으로 불리는 KIA 타이거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이 꼽힌다.
KIA는 올해 홈 36경기에서 38만8380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23%나 줄었다. 롯데 역시 13.25%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KIA와 롯데의 원정 관중 동원력까지 감안하면 흥행 하락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한화 이글스도 지난해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감소율은 9.06%다. LG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지만, 지난해 대비 16.93%의 감소율을 보였다.
올해 관중이 늘어난 구단은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 두 팀 뿐이다. NC는 새 구장 효과로 59.50%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삼성은 4.30%가 늘었다.
근본적 원인은 야구 자체의 인기 하락이다.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질적인 심판의 오심 및 어설픈 경기운영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팬들을 끌어들일 만한 뚜렷한 마케팅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 KBO사무국이라고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폭발적인 흥행세를 보였던 2008~2012년 시기와 비교하면 젊은 층 및 가족 단위 팬들의 유입이 정체 상태다. KBO리그는 2008년 1만429명이던 경기당 평균 관중이 2012년 1만3451명으로 증가해 흥행 전성기를 보냈다.
KBO리그의 관중 감소는 미일 프로야구에 비해 심각한 수준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16일 현재 지난 시즌 대비 1.76%가 줄었다. 반면 일본 프로야구는 1분기(5월2일 현재) 기준으로 9.70%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KBO와 각 구단이 올해 뿐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흥행 요소를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