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김동엽(30)은 성실하고 예의 바른 청년이다.
언제나 제 위치에서 묵묵하게 제 할 일을 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도 많다. 동료를 생각해 야구가 안될 때도 찡그리지 않으려 노력한다.
안으로 삭히는 성격이다 보니 힘든 시간, 스트레스가 두배였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팀 구성원들도 이런 김동엽을 잘 안다. 그러다보니 그가 힘들 때 팀의 모두가 한 마음으로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차라리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거나 하면 그러려니 할 텐데 말이에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흘린 땀 만큼 보상으로 돌아온다. 다만, 시기가 다를 뿐이다.
2군에서의 시간이 약이 됐다. '결과'를 내야 하는 1군에서는 자신을 돌아보기 쉽지 않았다.
"머리 비우는 거 부터 시작했어요. 생각이 많아서 결과적으로 이도 저도 안되더라고요.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처음에 이것저것 다 시도해봤어요. 그러다가 작년 6월에 홈런을 몰아쳤던 영상 돌려보면서 우중간을 보면서 치려고 노력한 게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가 된 것 같습니다. 아직 이르지만…."
조바심 가득했던 마음에도 변화를 줬다.
"감독 코치님, 지인 분들 모두 큰 격려를 해 주셨어요. '다시 할 수 있다', '끝 마무리가 좋으면 된다'고 해주시더라고요. 믿고 자신감 있게 임하다 보니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심적으로 안정된 것 같습니다."
25일 포항 두산전. 두번의 2군행 이후 다시 1군 무대에 섰다. 그는 이미 시즌 초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상대투수의 집요한 바깥쪽 유인구를 꾹 참아내니 스트라이크가 찾아 왔다. 장타 욕심 없이 가볍게 밀어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앤아웃 스윙 궤적을 다시 찾았다. 장타가 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복귀 후 3경기에서 홈런 2개 포함, 11타수4안타, 5타점. 3개의 장타 중 2개가 센터와 우중간을 향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오랜 기다림 후의 대폭발. 말도 못하고 전전긍긍 하던 팀원들이 더 좋아한다. 환호의 데시벨이 다르다.
"올라왔을 때부터 반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용기 나는 말도 많이 해주셨고요. 제가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감사하는 팀원들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요."
오랜 기다림의 끝, 스토리가 응축됐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이제 시즌이 시작됐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으니 앞으로 슬럼프가 또 오겠지만 3,4월에 무너졌을 때보다 덜 무너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푸른 유니폼이 썩 잘 어울리는 김동엽. 그의 2019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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