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마어마했던 FA계약 액수도 반발력이 떨어진 공인구의 영향을 받을까.
2015년부터 거세게 불었던 타고투저의 바람이 새 공인구의 영향으로 크게 떨어졌다. 시즌의 절반이 훨씬 지난 시점인 8일 현재 전체 타율이 2할6푼8리에 불과하다. 지난해 6월말까지 전체 타율 2할8푼2리와 비교하면 1푼 이상 떨어진 수치다.
홈런수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엔 경기당 2.4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올해는 1.4개로 경기당 1개 정도의 홈런이 줄었다.
타자들의 개인 성적도 당연히 떨어져있다. 지난해 34명이나 됐던 3할타자가 올해는 19명에 불과하다. 홈런 1위가 SK 와이번스 최 정과 제이미 로맥으로 20개에 그친다. 지난해 5명이나 기록했던 40홈런은 올해는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예비FA들의 성적도 그리 좋지 못하다 롯데 전준우는 8일 현재 타율 3할2푼1리에 16홈런 5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9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10위로 준수한 성적표다. 하지만 전준우는 지난해 성적(타율 0.342, 33홈런, 90타점)에 비하면 떨어지는 성적이라 할 수 있다.
타율 3할2푼8리에 3홈런, 34타점의 KIA 타이거즈 안치홍이나 타율 2할3푼9리에 6홈런, 29타점인 LG 트윈스 오지환도 타격이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떨어진다.
이렇게 타자들의 성적이 낮다보니 FA 몸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 시작한다. 공인구의 영향이 있다고 해도 최근 몇년간의 성적과는 비교가 되기 때문. 한시즌에 30홈런 이상을 치는 선수와 20홈런 정도인 선수와 비슷한 액수를 주긴 힘들다.
한국의 FA시장은 구단수가 늘어나 좋은 선수가 필요한 수요가 늘어난데다 타고투저로 인해 기록이 좋아지면서 몸값이 크게 올랐다. 2005년 심정수가 삼성과 계약한 60억원이 마지노선이었는데 2014년 강민호(75억원) 정근우(70억원) 이용규(67억원) 등이 이를 넘어섰고, 2015년엔 최 정이 86억원, 장원준이 84억원, 윤성환이 80억원에 계약해 새롭게 80억원 시대를 열었다. 2016년엔 박석민이 삼성에서 NC로 이적하면서 96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7년엔 최형우가 100억원을 찍었다. 그리고 양의지는 지난해 타율 3할5푼8리에 23홈런 77타점을 기록해 공격과 수비를 모두 갖춘 최고의 포수라는 극찬과 함께 국내 FA 최고액인 125억원에 NC 다이노스로 이적했다.
올시즌처럼 성적이 떨어지면 당연히 액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투고타저가 되니 투수의 몸값이 오르지 않겠냐고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승리와 이닝수는 어느정도 한계치가 있고 투수들의 기록이 좋아질 부분은 평균자책점과 삼진 수 정도에 불과하다. 액수를 올릴 수 있는 기록적인 면이 적다. 게다가 타격 성적이 좋은 만큼 잘던지는 투수의 주가도 올라가지만 투고타저로 인해 잘던지는 투수가 많아지면 그만큼 좋은 투수의 가치는 떨어진다.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견 역시 있다. 타격 성적이 떨어지다보니 변별력이 생겼고, 그만큼 상위권에 있는 타자들에 대해 구단들이 영입 시도가 있지 않겠냐는 것.
올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이 계속 몸값 광풍속에서 진행될까. 아니면 예전과는 다른 액수로 팬들을 놀래킬까. 공인구가 바꿔놓은 KBO리그는 안갯속이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