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기업이 프로 팀을 운영하기에 앞서 확실한 정체성과 방향성을 세우는 건 기본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 프로 스포츠팀에서 명확한 철학을 가지고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곳이 드물다.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바닥을 치자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바라보는 운영이 시작됐다.
부산 기장에서 열리고 있는 V리그 4개 구단 연습경기 '2019년 서머 매치'에 참석 중인 장병철 신임 한국전력 감독은 "현실적으로 새 시즌 당장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다. 외국인 공격수의 변수는 제쳐두더라도 젊은 토종선수들을 잘 성장시켜 탄탄한 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에 현장과 사무국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개막 이후 16연패 등 악몽을 꿨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판단, 환골탈태를 외쳤다. 우선 감독 교체를 단행했다. 누구보다 팀 사정을 잘 아는 장 코치가 감독이 됐다. 트레이너 파트도 전원 교체됐다. 혁신에는 프런트 변화도 포함됐다.
선수들 면면도 바뀌었다. 리베로 이승현과 세터 권준형을 삼성화재에 보내고 리베로 김강녕과 센터 정준혁을 데리고 왔다. 또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FA) 신분을 얻은 이민욱을 영입했다. 강민웅이 무릎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해 즉시전력감 이민욱을 품었다.
안 바뀐 곳이 없다. 변화에는 리스크가 따르는 법. 그러나 장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리고 끌어올리며 환골탈태의 중심에 서 있다. 든든한 건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다. 감독기간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덧입힐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겠다는 것이 프런트의 생각이다. 박범유 신임 한국전력 사무국장은 "장 감독님이 가지고 계신 생각을 프런트도 공유하고 공감해 팀 방향성을 정했다. 장기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 철저하게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 감독이 강조할 건 역시 '노력'과 '의지'다. 훈련태도가 성실한 선수가 기회를 받는 것이 맞다는 지론이다. 다만 상벌은 냉정하게, 확실하게 나눌 예정이다. 자율은 주돼 그에 따른 책임도 부여할 전망이다. 역시 그 기준이 되는 것도 성실함이다.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선수들 스스로 느끼길 원한다.
"감독이 된 뒤 신경 쓸 것이 많아 제대로 잠을 못 이룬다"던 장 감독은 부산 기장에서 연습경기도 하면서 힐링도 함께 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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