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많은 부분에서 성장을 이뤘다. 세계적 수준엔 아직 부족하지만, 짧은 시간 여러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한 건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축구 행정 쪽에서는 이렇다 할 인재가 나오지 않았다. 축구 전문 행정가를 기르는 기초가 탄탄하지 않은 탓이다.
이런 요즘 한국 축구 행정 분야에 한 획을 그은 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전적 에세이 형식을 빌려 세상에 전했다. '서류 봉투 속 축구공을 꺼낸 남자'가 바로 그 책이다. 경기인 출신이 아닌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저자가 축구와 인연을 맺고, 한국 최고의 축구 행정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솔직 담백하게 녹아 있다. 특히 축구 행정가가 된 이후에는 더 좋은 축구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저자의 에피소드가 책 속에 가득하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철근 전 전북 현대 단장이다. 지난 2003년 전북 사무국장으로 부임한 후 2017년 2월까지 햇수로 15년 동안 구단의 발전을 위해 힘을 쏟았다. 1995년 울산 현대 사무국장으로 부임해 일한 2년을 더하면 무려 17년을 프로축구계에 헌신했다. 이 전 단장은 지방의 중소 구단이던 전북을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으로 발돋움시켰다. 특히 전라북도 전주시를 축구 도시로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서류 봉투 속 축구공을 꺼낸 남자'에는 저자가 한국에 좀 더 제대로 된 축구 행정가가 많이 나오길 마음으로, 이 땅의 축구가 더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2년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고뇌하며 저술한 책이다. 축구 행정가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한 구단을 아시아 최고로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현재 축구 관련 일을 하는 이들에게,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무엇보다 더 열정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깊고 긴 울림을 줄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일'을 바라보는 자세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 의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로 일을 해야 하는지를 솔직하게 적었다. 안 되는 일이라도 해야 하는 일, 그것을 해내야 진짜 일이 된다는 대목은 많은 직장인에게 깊은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축구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거나 앞으로 축구 관련 직업을 갚고 싶어 하는 취업 준비생이라면 읽어야 한다. 현재 축구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저자가 직접 겪은 일들과 그 일들을 풀어나가는 방법들에 대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축구 관련 취업 준비생들은 축구계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일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고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샐러리맨의 삶과 축구 행정가의 삶을 겪은 저자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이가 귀 기울여 듣고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 가득하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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