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농구 격언 중엔 '골밑을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유명 농구 만화에도 인용된 이 말은 '최선의 공격은 수비'라는 말과 함께 팀스포츠에서 수비의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강조할 때마다 쓰인다.
2019 KBO리그의 화두는 '외야 수비'다. 반발력이 조정된 공인구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담장을 넘어가던 타구들이 잡히기 일쑤다. 홈런 갯수가 30% 넘게 줄어들 정도로 경기 내용과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타구를 놓치면 장타가 되고,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마찬가지. 때문에 외야수들의 수비력이 그만큼 강조될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29일 현재 순위를 돌아봐도 강력한 외야수를 가진 팀들이 상위권에 포진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선두 SK 와이번스는 중견수 노수광이 돋보인다. 빠른 발을 앞세워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안타성 타구들을 걷어내기 일쑤다. SK는 노수광 뿐만 아니라 김강민, 한동민, 고종욱 등 안정감 넘치는 외야 수비 자원들을 전면에 포진시키고 있다. 2위 키움 히어로즈도 임병욱, 이정후, 제리 샌즈가 외야를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3위 두산 베어스에는 '슈퍼캐치'에 일가견이 있는 정수빈이 돋보인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외야 수비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펜스를 넘어갈 타구 중 상당 부분이 바로 앞에서 잡힌다"며 "때문에 외야 수비 범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시즌 전에 준비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통계를 내보면 적어도 외야 수비에 따라 적어도 5승은 차이가 날 것"이라며 "순위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 마진을 따질 경우, 5승의 차이는 10경기차라고 볼 수 있다.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릴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송구 능력만 놓고 보면 정의윤이 고종욱보다 낫다. 그러나 (고)종욱이는 스피드로 범위를 커버한다"며 "이런 이유로 고종욱이 코너 외야수로 (정)의윤이 보다 선발 출전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공인구가 바꿔놓은 투고타저의 흐름은 과연 내년까지 이어질까. 염 감독은 "올 시즌을 마친 뒤엔 선수들이 (공인구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할 것이다. 내년엔 타율-홈런 등 공격 부문 수치가 분명히 상승할 것"이라면서도 "공인구 효과가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공인구 효과는 변경 후) 세 번째 시즌에 나오는 기록이 (반발력 효과의) 기준점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결국 내년에도 '외야 수비'는 KBO리그 각 구단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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