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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②세계가 주목할 죽마고우 지략대결, 최태웅 감독의 설렘 폭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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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최태웅 감독(43)이 서 있는 곳은 항상 핫하다.

세계 배구계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 한국에서 펼쳐진다. 초·중·고 동기 삼총사가 세월이 흘러 프로 팀 사령탑이 됐다. 올해 석진욱 감독과 장병철 감독이 각각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사령탑이 되면서 벌써 5번째 시즌을 맞는 최 감독과 함께 2019~2020시즌 지략대결을 펼치게 됐다.

선은 분명하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선 자존심을 건 싸움을 펼친다. 그러나 코트 밖에선 영락없는 '친구모드' 복귀다. 최 감독은 "석 감독은 어렸을 때 코찔질이였다. 주전도 늦게 됐다"며 농을 던지자 석 감독은 "초등학교 배구부에는 내가 먼저 들어왔기 때문에 선배 아니냐"며 맞받아 친다. 최 감독은 "석 감독과 장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코드가 잘 맞았다. 감독들이 편안하게 대화가 돼 최근 부산 기장 서머매치가 성사된 것처럼 말이다. 세 명 모두 삼성화재에서 뛸 때도 같은 상에서 밥을 먹었는데 우리는 늘 배구 얘기를 했다. 그리고 팀 얘기를 나눴다. 감독이 돼서도 똑같다. 밥 먹는 자리에서도 어느 순간 배구 얘기를 하고 있더라. 예전 생각이 나더라. 그래서 우리가 이런 마음들을 모으면 감독들이 뭔가 배구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감독이 일으켰던 첫 번째 센세이션은 '최태웅표 스피드 배구'였다. 일명 '업템포 배구'로 불렸다. 네 시즌 동안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젠 현대캐피탈 뿐만 아니라 다른 팀에도 스피드배구가 정착됐다. 최 감독은 "이젠 전세계적으로 스피드 배구 자체로 누가 빠르다는 건 평가를 할 수 없다. 기본이 됐기 때문에 어떤 조건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이걸 찾아야 하는 시기다. 계속 발전하는 시기다. 누가 빠르다는 개념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스피드 배구의 핵심은 세터 토스의 정확도다. 공격수들이 가지고 있는 타이밍을 똑같이 때릴 수 있게 세터들이 토스를 배달해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 너무 강조하다 보니 세터가 받는 중압감이 너무 커지더라. 그래서 공격수들의 볼 처리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세터를 도와줘야 한다. 토스가 조금 좋지 못하고 공격수들이 처리 못하면 세터한테 비난이 가중된다. 그런 것을 줄이기 위해 계속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진화할 '최태웅표 스피드배구'의 핵심은 세터다. 현대캐피탈에는 이승원(26)을 비롯해 이원중(24)과 황동일(33), 총 세 명의 세터를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은 "승원이는 지난 시즌 비 시즌에 정말 잘했다. 시즌 중에는 약간 흔들렸는데 챔피언결정전 때 잘했지 않았나. 선수들의 기대치에 대한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 시즌 어려운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지난 시즌 후반처럼 활약하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베테랑 황동일에 대한 믿음도 전했다. 최 감독은 "동일이가 여태까지 방황하면서 자리를 못 잡았는데 정말 신체조건이 좋은 세터를 세터다운 선수로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적인 면은 나쁘지 않다. 안정감이 좀 떨어졌다. 그러나 동일이를 선택한 건 얽매이지 않는 배구를 해보게 하고 싶어서였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 팀이 세터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동일이가 더 악착같은 마음을 가지고 할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우리 팀에 오면 달라질 수 있다. 우리 팀의 문화를 배우게 되면 지지 않고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19~2020시즌은 불안감도 존재하지만 최 감독에겐 설렘이 폭발하는 시즌이 될 듯하다. 통영=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