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근본적인 해결은 학교체육부터.'
대한체육회가 2일 오후 3시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스포츠시스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대신해 김승호 체육회 사무총장과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이 기자회견에 나섰다. 체육회는 이 회장이 위자이칭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과의 회동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체육회는 선진스포츠 시스템 마련을 위해 스포츠 기본법 제정, 학교체육의 정상화 및 활성화, 스포츠관련 통합 정책기구로서 총리실 직속 국가스포츠 위원회 혹은 체육부 신설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선진스포츠 시스템의 근본적인 해결법은 '학교체육'에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혁신위가 '학생선수의 공부시간'을 강조한 데 비해, 체육회는 '일반학생의 체육시간'을 강조했다. 학교스포츠지도자 배치를 확대하고, 스포츠 강사를 현행 2000명에서 2만800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체육수업을 최소 주3회 이상으로 확대하고, 학생건강체력인증제 등 체육활동 입시 반영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일반학생의 스포츠 활동 참여 확대가 선수 고갈 문제도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업 증진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체육회와 스포츠혁신위의 KOC의 분리 권고는 체육계 문제 해결의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역으로 체육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할 통합정책기구 국가스포츠위원회 혹은 체육부 신설을 제안했다.
7개 항에 달하는 대한체육회 혁신계획안도 내놨다. ▶ 인권과 공정성을 타협불가한 최우선 과제로 천명 ▶요람에서 무덤까지 수요자 중심의 생활스포츠로 전환 ▶체육인의 체계적 교육을 위한 체육인교육센터 설립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종합체육대회 개편 ▶국가대표 훈련시스템 개편 ▶스포츠마케팅 활성화, 재정자립도 향상 ▶체육단체 자율성 및 책임성 강화가 골자다.
특히 전국소년체육대회는 유청소년 전문스포츠대회(가칭 '코리안 유스올림픽')로 개편하고 학교별이 아닌 연령별 구분, 학교안팎 스포츠클럽, 개인 팀을 모두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할 계획이다. 경기인 등록시스템은 개방적 형태인 체육인 등록시스템으로 개편하고, 전국종합체육대회의 주요 기능은 지자체, 시도 조직위원회로 이양하며, 과열경쟁을 유발하는 종합채점제, 종합순위제를 폐지할 예정이다.
국가대표 훈련시스템도 2020년 도쿄올림픽 이후 현장선수, 지도자의 의견을 반영해 개편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훈련시스템을 효율적, 개방적 형태로 전환하고 종목 특성을 고려해 연중 상시 합숙훈련을 단기합숙, 비합숙 훈련등으로 전환하고, 비올림픽, 비아시안게임 종목 국가대표 및 후보, 청소년, 꿈나무 대표선수의 선수촌 입촌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대한체육회의 혁신안은 학습권, 소년 체전 개혁, 국가대표 선수촌 개방, 회원단체 자율성 부여 등에서 스포츠혁신위의 권고를 상당 부분 반영했다. 그러나 KOC 분리 등 조직의 현안과 의사결정 과정에 있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
김승호 사무총장은 "문체부가 스포츠혁신위를 구성했지만 독립적인 민간기구다. 스포츠혁신위의 6-7차 권고안(KOC분리) 발표를 앞두고 연락을 받았지만 '결론을 미리 내린 의견수렴'이라 판단해 응하지 않았다. 결국 발표 내용도 예상대로였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가 통합 이후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고 KOC를 분리하라고 한다. 지방자치조직도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지만 시장, 군수, 의회는 자율적으로 기능한다. 자율권은 자치적 조직, 결과에 대한 책임 등이 구성요소다. 자율적 조직을 법률로서 규제한다는 것에 체육인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신치용 촌장은 "더 많이 고민해야 한다. 한국체육을 위해 선수들을 위해서 우리 국민과 국가를 위해서 어느 것이 옳은가 잘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너무 쉽게 말씀들을 하는 경향이 있다. 저는 평생 체육만 해서 잘모른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현장의 좋은 의견들을 더 많이 듣고 우리 한국 스포츠가 잘 갈 수 있는 길을 찾아가야 한다"며 스포츠혁신위의 권고를 겨냥한 듯한 체육인으로서의 속내를 드러냈다.
선수촌 혁신과 관련해서는 "아직 지도자, 선수들과의 협의는 부족한 상황이다. 어떤 것이 국가대표 선수들을 위한 것인지 저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선수가 이곳에 들어와 있으면 좋은 훈련을 해야하고 경기성적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왜 여기 들어와서 고생하나. 혁신도 해야한다. 하지만 현장이 가야할 길도 있다. 당장 도쿄올림픽이 1년도 안남았다. 쉽지 않다. 올림픽이 끝나면 어떤 것이 우리가 가야할 길인가 다같이 생각하고 연구해서 더 좋은 길을 찾아가야겠다"고 말했다. 진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