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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무명→'슬빵X양자물리학' 주인공"…박해수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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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상상하는 일이 곧 현실이 된다." 영화 '양자물리학'의 주인공 이찬우가 계속해서 되뇌이는 바로 그 말. 무명의 배우에서 초대박 영화인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주인공, 첫 스크린 주인공이 된 배우 박해수에게 이 말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유흥계의 화타 이찬우가 유명 연예인의 마약 사건에 검찰, 정치계가 연결된 사실을 알고 업계 에이스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썩은 권력에게 시원한 한방을 먹이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 '양자물리학'(이성태 감독, ㈜엠씨엠씨 제작). 극중 주인공 이찬우 역을 맡은 박해수가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많은 연극 무대를 바탕으로 탄탄히 연기력을 쌓아온 박해수는 지난 2016년 종영한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충직한 무신 이지란 역을 맡아 빛나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후 2018년 방송된 신원호 감독의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과묵한 야구선수 제혁을 맡아 대중이 주목하는 배우로 우뚝 섰다. 그런 그가 '양자물리학'을 통해 현란한 말솜씨를 선보이며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이찬우는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양자물리학적 신념으로 죽어가는 업소도 살린다는 유흥계의 화타. 자신의 클럽에서 유명 래퍼의 마약 파티 사건을 눈치재고 오랫 동안 알고지낸 형사 박기헌(김상호)에게 이 사실을 알렸지만, 이 마약 사건에 정·재계가 연루돼 권력의 희생양으로 지목된다. 이에 업계 최고의 매니저 성은영(서예지)와 함께 썩어빠진 권력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 나선다.생애 첫 스크린 주연작을 선보이게 된 박해수는 "정말 많이 떨린다. 처음 하는 것들이 많아서 떨린다. 하지만 기대되고 자신감도 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준비도 철저하게 했고 시나리오에 대한 힘도 믿는다. 그리고 신선한 배우들의 조합에 대한 기대도 있고 그 기대가 관객들에게도 전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진정성 있게 작품을 만들었다는 자신감이 있다"며 "영화가 잘 안되면 좀 슬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전날 지인과 가족들이 함께한 가족 시사회를 진행한 '양자물리학'. 박해수는 최대한 많은 지인과 가족들을 불렀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 함께 했던 친구들 친한 감독님들 가족들 친지들 다 오셨다. 친척들이 진짜 다 오셔서 명절의 연장선이었다. 사실 가족들의 반응이 가장 떨렸다"며 "가족이 공연장에 올라온 건 보신 적이 있는데 영화관에서 무대 인사를 하는 걸 본 건 처음이다. 물론 저 차제도 무대 인사가 처음이다. 주연이라는 이름으로 영화를 선보이는 게 처음이라서 가족분들이 눈앞에 있는데 뭉클하고 울컥했다"고 말했다.

영화가 담고 있는 진정성을 강조한 박해수는 "'양자물리학'의 진정성은 어디서 나오냐"는 질문에 "처음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밑바닥 인생에서 올라온 어떤 한 인간의 건강하고 진정성 있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게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관계성을 찾기 위해 연기할 때에도 노력했다. 그리고 현장에서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정말 하나의 팀이었다. 감독님께서 '카메라로 찍는 장면과 마찬가지로 카메라 밖에서 배우들과 스태프들과의 관계도 영화로 보여 질 거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덧붙였다."상상하는 건 현실이 된다"는 양자물리학의 이론. 박해수는 스크린 주연을 맡은 자신의 상황이 곧 '양자물리학적 상황'이라라며 "제가 영화관에서 무대인사 라는 걸 하게 된다는 걸 상상도 못했었다. 저는 언제나 연극 배우인줄만 알았다. 어느 날 제가 생각을 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었고 주연배우로서 기회가 주어진 것도 비슷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컸던 버닝썬 사건과의 유사점으로 개봉 전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영화 '양자물리학', 하지만 영화 박해수는 버닝썬 사건으로만 부각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솔직히 안타까웠다. 이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문제는 그게 아닌데, 소재의 일부였을 뿐이고 우리 영화가 하고 싶었던 내용은 사람 사이의 믿음과 회복인데 그렇게 주목되는 게 안타까웠다. 많은 분들이 이미 그 사건으로 인해 많이 지치셨을텐데 그런 이슈로 영화가 주목을 받는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버닝썬' 사건으로 인해서 비리와 범죄의 온상으로 비춰지고 있는 유흥업계. 반면 유흥업계 에이스들이 권력과 맞선다는 내용의 '양자물리학'. 이에 대한 관객의 반감이 생길 수 있을거란 우려는 없냐는 질문에 박해수는 "출발점에서 걱정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인공 찬우가 유흥업계에서 일하는 친구처럼 보여야 되냐 아니냐에 대한 고민도 컸다"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물론 찬우는 그 업계에서 일하는 친구다. 하지만 저는 찬우가 유흥업계 종사자라기 보다는 그냥 한 인간으로 보여지길 바랐다. 그래서 최대한 건강하게 건전하게 그려졌으면 했다"며 "실제로 그쪽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의 에너지가 있다. 어느 면에서 거칠기도 하고 속을 알 수 없기도 하더라. 일에 대한 경중을 따질 수 는 없지만, 일보다 중요한 게 보여지길 바랐던 사람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론 우리 영화의 설정에 대한 위험성이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신다면 달라지실 것 같다. 그게 연기하는 배우의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앞서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엄청난 성공 이후 주연작을 맡아야 한다는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을 건네자 박해수는 "주변에서 굉장히 많이 걱정을 하셨다"고 답했다. 이어 "주연을 맡은 후 다음 작품에 대해 고민이 많이 되지 않았냐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는 그냥 최선을 다할 뿐이고 꼭 주연을 해야 된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슬빵' 신원호 감독님이 제게 '이제 네가 어느 정도 위치에 설 테지만, 너는 네가 원래 하던 대로 우직하게 가야한다. 요행하는 사람도 아니고 연극 하던 때처럼 최선을 다하라'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우직하고 과묵했던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제혁과 달리 장난기 넘치고 언뜻 보면 가벼워 보일 수도 있는 '양자물리학'의 이찬우. "캐릭터 변화를 노린 출연 결정이었냐"는 질문에 박해수는 "캐릭터 변화에 대한 생각은 크게 없었다. '이번 캐릭터는 이러니까 다음에 이런 걸 맡아야지'에 대한 생각은 해본적은 없다"며 "모든 배우가 마찬가지이지만 모든 배우가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같다. 정말 저는 찬우 같은 친구를 만나고 싶었고 '양자물리학'의 시나리오의 힘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제혁과 찬우의 본질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선한 마음과 정의가 있다. 하지만 상황 태도가 다른 것 같다. 제혁은 생각을 하고 두고 보고 지켜나가다가 실현 시키는 인물이고 찬우는 생각하고 바로 직설적으로 던져내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두 캐릭터가 사실 멀리 떨어져 있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슬기로운 감빵생활'의 큰 성공 이후 스크린 주연작까지,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성취를 보여주고 있는 박해수는 "어제 '양자물리학' 가족 시사회 이후 뒷풀이를 하고 집에 와서 누워 있는데 마음이 남다르더라. 매체로 넘어와서 첫 주연작으로 신원호 감독님의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했고 또 스크린 주연작을 하게 됐구나 싶더라. 하지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말 감사하다는 것 뿐이었다"고 전했다.

또한 박해수는 오래 연극을 한 배우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가 연극을 10년을 넘게 했다. 그래서 우리연극 후배들이 잘 따라 올 수 있게 좋은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연극하는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 연극 바닥에서 저를 보면, 저처럼 인지도가 없던 사람이 주연을 하게 된 건 정말 사실 기적이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보기에 정말 좋은 본보기와 희망을 주고 싶다.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엄청난 성공 이후 삶의 큰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방송이 나가기 전에 신원호 감독님이나 스태프분들이 '이제 방송 1~2회 나가면 니 삶의 큰 변화가 있을거다. 너 이제 떡볶이 못먹어' 라고 하셨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도 저는 떡볶이를 잘 먹고 길도 잘 돌아다니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제 인생, 저의 삶이 엄청나게 달라지진 않았다. 물론 알아주시는 분들은 계시지만 삶의 큰 변화가 있진 않았다. 그래서 신원호 감독님께서 '너는 조용히 산을 타고 갈거다'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한편, '두 남자'(2016)를 연출한 이성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박해수, 서예지, 김상호, 김응수, 변희봉 등이 출연한다. 9월 19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메리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