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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여름, 청아는 휴대폰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깼다. '디데이, 1시 구둔역'이라고 쓰여 있는 알람을 확인한 청아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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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는 새벽부터 시키지도 않은 엄마의 가게 일을 도왔다. 때마침 운동을 하러 나가던 언니 설아(조윤희)는 가게에 있는 청아의 모습을 보고 "고3인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뭐가 될 거냐"며 답답해 했다. 그러자 청아는 "이번 생은 나 아무것도 못 될 거다.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꼭 근사한 사람 되겠다"고 말했다. 또 오늘 목표만이라도 세우라는 설아의 말에 "오늘 목표는 세웠다"고 담담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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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청아는 2년 넘게 학교폭력에 시달리고 있었고, 바로 이날 자살하기로 계획을 세웠던 것. 가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비밀로 한 채 애써 밝게 지냈던 청아는 온라인에서 만난 준겸과 동반자살을 하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준겸과의 약속 장소인 구둔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설아는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준휘와 우연히 마주쳤다. 준휘에게 첫눈에 반한 청아는 "다음 생애 만나자. 이번 생은 여기까지니까"라고 거침없이 고백했다. 또 준휘에게 자신의 걱정인형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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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준겸 엄마 유라(나영희)는 연락이 닿지 않는 준겸을 걱정했다. 그러다가 자신이 오려놓은 '10대 무면허 뺑소니 80대 할머니 치고 달아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견했고,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차키를 찾았다. 유라는 차키가 제자리에 있는 걸 확인한 후 안도했지만, 때마침 준겸의 '미안하다'는 문자 메시지에 황급히 학교로 달려갔다. 하지만 어디에도 준겸이 보이지 않자 불안해했다.
영문도 모른 채 청아에게 달려간 영애는 청아와 준겸이 동반자살을 계획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딸을 자살 방조범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펜션에서 동반 자살을 준비한 흔적을 지웠고, 준겸의 죽음을 사고사로 위장하기로 했다. 이어 영애는 청아에게 "자기 아들이 자살로 죽었다고 하면 얘 엄마 못 살아. 엄마까지 평생 죄인으로 만드는 거다"라며 "얘는 지키지 못했지만 네가 걔 엄마는 지킬 수 있다. 사고로 죽은 거다. 사고사다"라고 설득했다.
그러면서 영애는 청아에게 "엄마는 오늘 여기 안 왔어. 경찰에서 연락 오면 경찰서로 갈 거니까 어서 사고 신고해"라고 말했고, 청아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경찰에 전화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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