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에서 남을 불편하게 하기 싫어서 자기가 불편한 것을 감수했던 동백(공효진)이 다 부질없음을 깨닫고 맹수의 포효를 알리며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덕붙에 동백은 얹힌 가슴을 속 시원히 뚫어주는 사이다와 같았던 포효를 했다.
"사람 봐가면서 까부시는 게 좋겠어요."
"붙어보기도 전에 도망치는 게 더 편했다"라던 동백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거지같은 상황"에 하나의 진리를 깨우치게 됐다.
"도망치는 사람한텐 비상구는 없어"라는 것. 이제 어떤 상황이 와도 물러서지 않을 것을 예고하며, 그 즉시 실천에 옮겼다.
우선 으슥한 골목길에서 추태를 부리는 취객에게 한마디 했다. 이전의 동백 같았으면 무서움에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을 텐데, 각성 후의 동백은 달랐다. "사람 봐가면서 까부시는 게 좋겠어요"라고 단단히 일러둔 것. 비록 싸울 때도 존댓말을 사용하며 정중히 일갈했지만, 세상 앞에 내내 주눅들어있던 동백은 그렇게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 내디뎠다.
"사람 다 성격 있어."
"누가 뭐래도 막 살겠다"고 결심한 동백은 그 의지를 보여주기라도 하듯, 빨간 원피스에 빨간 구두, 빨간 립스틱을 장착하곤 옹산시장을 당당히 걸었다.
동백은 또 예전 향미(손담비)와 같이 일했던 술집사장 낙호(허동원)가 향미를 협박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곧장 옆을 지켰다. 신변을 위협해오는 낙호에게 쫄지 않고 향미가 없어지면 바로 신고하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가 향미의 멱살까지 잡으며 과격해지자 동백은 최후의 수를 썼다. 스테인리스 볼로 낙호의 머리를 있는 힘껏 내려친 것. 이윽고 "나 성격 있어. 얘도 성격 있고, 사람 다 성격 있어"라며 큰 소리를 냈다. 그동안 사람들의 괄시를 받으며 살아온 동백의 마음 속 응어리가 처음으로 완벽히 표출된 순간이었다.
"애 건들지 마. 니네 진짜 다 죽어."
각성을 알린 동백은 이제 만만하게 여길 대상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까멜리아'에 들락날락하며 동백을 못살게 군 노규태(오정세)도 '성격 있는' 동백 앞에서 존댓말을 쓰며 쩔쩔맸다.
이제는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절대 봐주지 않는 동백이었다. '강종렬 찌라시'를 캐고 있던 기자들이 카메라로 필구를 몰래 찍어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동백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카메라를 바닥에 내동댕이쳐 버렸다.
"애 건들지마. 니네 진짜 다 죽어"라며 눈빛과 표정만으로 쌓아온 분노를 토해냈다. 그리곤 곧바로 강종렬에게 전화를 걸어 "니가 뭔데 필구 인생을 건드려" "필구 니 자식이야. 짱구 굴리지 말고, 니꺼 다 걸고 지켜"라며 독기를 뿜어냈다. 이제 그는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사진제공 = 팬엔터테인먼트=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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