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전 시티즌이 기업구단으로 탈바꿈한다. 투자기업은 KEB하나은행이 아닌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다.
K리그에 정통한 관계자는 "대전시와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며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96년 창단 당시 컨소시엄 참여 기업이 모두 물러나며 2006년 시민구단으로 다시 태어났던 대전은 하나금융지주가 투자처로 나서며 다시 기업구단으로 변신한다. 선수단 운영 방침도 윤곽이 나왔다. 중국 옌벤FC 해체 이후 야인으로 있던 황선홍 감독이 내정됐다.
K리그2(2부)에 있던 대전 시티즌은 지난 2일 구단주인 허태정 대전 시장이 구단 매각 가능성을 밝히며 상황이 요동쳤다. 허 시장은 "시티즌에 해마다 80억원이나 되는 세금을 투입하는게 맞는지 의문이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며 "기업유치 등 여러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6일 허 시장은 시청 기자 간담회를 통해 "국내 굴지 대기업과 대전 시티즌을 기업구단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고 공개했다.
허 시장이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인지 밝히지 않으며, 궁금증이 증폭됐다. 대전시는 비밀리에 협상을 이어가며, 투자처에 대해 함구했다. 신세계, 한화 등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결국 최종 투자기업은 하나금융지주로 결정됐다. 하나금융지주는 KEB하나은행, 하나카드, 하나금융투자 등을 계열사로 둔 하나금융그룹의 지주회사다. 하나금융지주는 순수 지주회사로 계열사의 경영관리와 자금 지원, 계열사 간의 공동 상품 개발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은행, 증권, 신용카드, 생명보험, 캐피탈, 저축은행 등 다각화된 사업 영역에 걸쳐 11개의 자회사, 21개의 손자회사, 2개의 증손자회사를 두고 있다. 또 세계 24개국 132개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대전 시티즌 인수를 위해 금융 당국에 프로축구단 운영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고, 이에 대한 답변이 늦어지며 발표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대전 시티즌을 재단법인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다. 대전시는 하나금융지주가 대전 시티즌의 정통성까지 인수하는만큼, 경기장 사용권, 주변 사업권 등을 서포트 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축구와 인연이 깊다. 하나금융지주를 모회사로 하는 KEB하나은행은 대한축구협회와 K리그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축구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다. 대전시 시금고인 KEB하나은행은 2002년부터 꾸준히 대전 시티즌을 후원해왔다. 2017년까지 누적 후원금만 100억원에 달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축구를 중심으로 한 스포츠쪽 투자를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초대 감독도 윤곽이 나왔다. 허 시장은 "기업이 구단 운영의 주도권을 갖는다. 대전을 연고로 하고 대전이라는 브랜드를 쓰는 데는 명확히 합의했지만 선수와 스태프, 시설 사용 등 세부적인 논의 과정이 남았다"고 말했다. 그 사이 황선홍 전 옌벤 감독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격적인 투자를 앞둔 하나금융지주는 거물급 감독을 물색했고, 황 감독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황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해 포항의 '더블(2관왕)'을 이끄는 등 능력을 인정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대전시와 협상을 결론내고, 초대 감독까지 내정하며 K리그 입성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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