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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천에 위치한 진조 댄스 스튜디오에서 김 단장과 마주했다. 그는 인사와 함께 두 장의 명함을 건넸다. 한 장에는 '진조크루 대표', 또 한 장에는 '대한브레이킹경기연맹 부회장'이라고 적혀 있었다. 여기에는 빠져 있지만, 그는 비보잉 공연을 기획하는 수퍼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의 대표이사기도 하다. 각기 다른 명함만 2~3개씩 들고 다니는 김 단장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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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을 정확히 1년 앞뒀던 지난 1999년. 김 대표는 '친구 따라' 춤바람이 났다. 중학교 2학년이던 김 대표는 '우리 춤 춰볼래'라는 친구의 말을 따라 비보잉에 입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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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잉과의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동시에 '필연'이기도 했다. "어렸을 때 집이 가난했어요. 친구들은 MP3 플레이어다 컴퓨터다 가지고 놀 게 많았죠. 저는 아니었어요. 돌이켜 보면 제가 다른 것에 신경을 쓸 것이 없고, 오직 춤만 출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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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 김 단장은 어느덧 서른 중반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현역'이다. "하루에 공연이 여러 개 겹칠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저도 당연히 무대에 서죠. 그러나 지금은 후배들이 더 빛날 수 있도록 최대한 자리를 양보하는 편이에요."
분명 무대 위 스포트라이트는 줄었다. 하지만 김 단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보이로서 새 길을 열어가고 있다. 그는 댄서를 넘어 세계 대회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SF) 내 설립 예정인 비보잉 분과의 위원으로 제안을 받기도 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비보잉 대회 'BBIC(부천세계비보이대회)'를 주관하고 있다.
"당연히 과거(무대)가 그립죠. 하지만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댄서로서, 댄서 출신으로서 해낼 수 있는 올바른 궤도가 아닌가 생각해요. 당연히 하기 싫은 일을 할 때도 있죠. 그러나 내가 해야하는 일이고 나 밖에 할 수 없는 일이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즐거워요. 추억하기 좋은 과거는 많지만,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아요. 어쩌면 선배들이 포기했을 수도 있는 길을 저는 만들어 가고 있는거잖아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134차 총회에서 비보잉을 2024년 파리올림픽 종목으로 잠정 승인했다. 지금 당장 올림픽이 열리면 대한민국은 금메달 후보 1순위라는 말이 나온다. 하지만 5년 뒤 일은 장담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비보잉 강국이죠. 동시에 비보이 불모지기도 해요. 올림픽에 나가면 메달이 중요하잖아요. 저 역시도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게 실력이니까요. 세계 비보잉 시장이 무척 넓고, 중국과 일본 등은 후진 양성도 매우 체계적으로 잘 돼 있어요. 우리도 준비해야죠. 지금은 늦었지만, 어쩌면 늦지 않은 타이밍이니까요."
김 단장은 당장 눈앞은 물론이고 긴 호흡으로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아들이 둘이에요. 큰 아들이 열살, 작은 아들이 여덟살이요. 몇 개월 전부터 비보잉을 가르치고 있어요. 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죠. 단계가 있어요. 지금 해야 하는 동작, 몸에 근육이 더 붙어야 할 수 있는 동작 등으로요. 비보잉은 체계적으로 훈련만 하면 좋은 운동이 될 수 있어요. 우리 몸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쪽으로 바뀌거든요. 이런 내용들을 담은 지도서를 제작 중이에요. 어린 아이들이 체계적으로 따라할 수 있도록이요."
연습실 중앙에 붓글씨로 쓴 '실력'이란 단어가 걸려있었다. "실력이 없으면 그들만의 놀이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김 단장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 퍼졌다.
부천=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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