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걸그룹 크레용팝 출신 BJ 엘린이 '10억 로맨스 스캠'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엘린은 8일 자신의 아프리카TV 채널 방송을 통해 "A씨가 한달 동안 사과할 기회를 줬는데 어리석게도 그러지 못했다. 방송일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에 섣부른 거짓말로 대처했다. 죄송하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어제(7일) A씨와 만나 이야기 하면서 좋은 감정으로 지내던 중 내 큰 실수를 모른 척 넘어가 주신 것도 알게 됐다. 금전적인 도움 뿐 아니라 큰 허물을 감싸준 것을 알고도 이기적인 생각으로 상황을 악화시켜 죄송하다"고 전했다.
엘린은 "A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감사하게도 사과를 받아주셨다. 더이상 서로 해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 나로 인해 피해보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잘못을 인정하고 A씨와 시청자분들께 사과 말씀 드린다. 앞으로 반성하고 자숙하며 A씨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배우 남자친구가 있을 때 A씨를 만나며 로맨스 스캠을 시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BJ 활동하기 전 헤어졌다. 내 잘못으로 진실을 해명하는 것도 의심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어떤 거짓없는 진실"이라고 선을 그었다.
엘린은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유명 아이돌 출신 여자 BJ에게 10억원을 쓰고 로맨스 스캠 당했다'는 폭로글이 등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로맨스 스캠'은 온라인상에서 이성의 환심을 산 뒤 결혼을 비롯한 각종 이유로 금전을 가로채는 방식의 사기 행각을 일컫는 말이다. 폭로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엘린과 나눈 메신저 대화내용을 공개했는데, 꽤 사적으로 다정한 내용이라 눈길을 끌었다. 이 네티즌은 지난달 엘린에게 '진지한 미래를 그려보자'고 했으나 엘린이 '오빠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지 미처 몰랐다'고 거절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엘린은 A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엘린은 A씨와 간 여행은 BJ 동반 여행이었고, 가족들이 서울로 올라왔을 때 A씨가 숙소를 잡아줘서 '아는 오빠'라고 했을 뿐 부모님에게 소개한 적이 없을 뿐더러 A씨의 요구로 개인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토로했다.
또 수천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3억원어치는 되지 않았고, 별로 야하지 않은 사진을 보냈으며, 장난으로 영혼결혼식 이야기를 한 적은 있지만 결혼에 관한 이야기도 한 적 없다고 해명해 비난 여론이 일었다.
결국 A씨는 제반 증거를 공개하겠다고 폭발했고, 엘린은 8일 공개 사과를 하며 진실게임은 끝났다.
그러나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면서도 엘린은 선물을 돌려주거나 A씨가 쓴 비용 상환 여부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았다. 거짓말로 A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자신을 믿는 팬들을 기만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를 받아줬다'며 손쉽게 마무리지었다. '반성'과 '자숙'을 논하면서도 방송을 중단하거나 하는 구체적인 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말 뿐인 반쪽 사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진정성 없는 반쪽 사과로 엘린에 대한 '로맨스 스캠' 이미지가 지워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