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한국이 프리미어12 2연패에 실패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지만, 세밀함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단기전에서는 작은 실책이나 실수, 허술한 플레이 하나가 치명적이다. 팀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7일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3대5 역전패. 16~17일 이틀 연속 열린 한일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여전히 일본의 전력은 탄탄했다. 하지만 그보다 문제는 한국 야구의 세밀함 부족이었다. '한일전'이라는 빅매치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큰 아쉬움이었다.
한국은 서울 예선 라운드에서 3전승을 거두고, 슈퍼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전력이 좋은 6팀이 모인 슈퍼라운드. 김경문 감독은 "이번 라운드에 올라온 팀들 모두 우승 자격이 있는 팀들이다. 예선전을 통해서 타격감이 올라왔을 것이다. 약한 팀은 없다"고 했다. 실제로 매 경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한국이 12일 대만에 0대7 완패를 당하는 등 이변이 속출했다. 계속된 이변 속에서 한국은 충격을 딛고, 결승 진출을 확정지었다. 슈퍼라운드 최종전과 결승전에서 일본을 만났다.
그러나 한국의 전력은 예전만 못했다. 재일교포 야구평론가 장 훈씨는 17일 일본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16일 한전일전을 돌아봤다. 그는 "이런 긴장감 없는 경기는 처음 본다. 연습 경기 같은 느낌이었다. 이럴 때 주최측은 입장료를 절반이나 받거나 무료로 해줘야 한다"면서 "오늘이 결승이지만 한국이 진다고 본다. 나는, 4, 5 년만에 이렇게 서툰 한국팀을 처음 봤다. 수비가 엄청나게 서툴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은 잡을 법한 타구를 여러 차례 놓치면서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승전에서도 한국은 좀처럼 경기를 쉽게 풀지 못했다. 1회초 홈런 2방을 때려내며 3점을 뽑았지만, 이날의 마지막 점수였다. 한국은 번번이 허술한 플레이로 득점에 실패했다. 3회초 선두타자 김하성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김재환의 좌익수 방면 타구 때 김하성은 2루 태그업을 택했다. 하지만 결과는 여유롭게 아웃. 5회초 1사 1루 기회에선 김하성이 삼진을 당했고, 김상수가 2루 도루에 실패하며 2아웃을 한꺼번에 내줬다. 일본은 탄탄한 수비로 틈을 놓치지 않았다.
허술한 수비와 주루는 결승전 패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장타 외에는 기회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쪽에서는 선수 구성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젊은 선수들을 기용했다. 주축 선수들 역시 KBO리그 성적 위주로 구성됐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급 조커'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한국은 승부처에서 활로를 뚫을 만한 작전 야구를 펼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비에서도 불안함을 드러냈다. 많은 과제를 남긴 한일전이 됐다.도쿄(일본)=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