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진짜'를 만날 벤투호 수비진의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
아직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전체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고 있는 벤투호지만 수비만큼은 다르다. 역대 대표팀 중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벤투호는 지금까지 치른 21경기에서 단 10골만 내줬다. 경기당 0.48실점에 불과하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의 강호들을 주로 상대한 비아시아권 국가와의 경기에서도 총 7경기에서 6실점밖에 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일찌감치 수비라인을 구축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기점으로 완전히 다시 태어난 '킹영권' 김영권(감바 오사카)을 축으로 '몬스터' 김민재(베이징 궈안) 박지수(광저우 헝다) 권경원(전북)이 중앙을 지키고, 김진수 이 용(이상 전북) 홍 철(수원) 김문환(부산) 등이 좌우에 포진했다. 골문은 김승규(울산)와 조현우(대구)가 번갈아 지켰다. 확실한 구도가 정해지며 안정감은 더욱 올라갔다. 북한, 레바논전에서도 부진한 경기력으로 도마에 올랐지만 수비는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수비진의 진짜를 확인하기에는 상대가 약했다. 우루과이, 콜롬비아, 칠레 등 남미에서 손꼽히는 공격력을 가진 팀들과도 격돌했지만 상대가 베스트 전력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우리 안방에서 펼친 경기였다.
그런 의미에서 19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세계 최강' 브라질과 평가전은 우리 수비진의 진짜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네이마르(파리생제르맹)가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브라질은 역시 브라질이다. 유럽에서도 최고수로 꼽히는 월드클래스급 공격수가 수두룩하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 윌리안(첼시), 필리페 쿠티뉴(바이에른 뮌헨), 가브리엘 제수스(맨시티) 등에 호드리구(레알 마드리드), 뤼카 파케타(AC밀란) 등 신성까지 가세했다.
브라질 공격수들은 지금껏 만난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른, 여기에 현지 적응까지 마친 100%의 상대다. 더욱이 주도권을 내준 채 상대의 일방적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지금까지와는 여러가지로 상황이 다르다. 이런 브라질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적어도 수비진만큼은 걱정 없이 지금 체제를 잘 유지하면 된다. 33세의 이 용 정도를 제외하면 2022년 전성기를 누릴 수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지금 벤투호의 수비진이다.
역시 관심의 초점은 '반도이크(반도+판다이크)' 김민재에게 향한다. 김민재는 지금 한국축구에서 가장 '핫한' 이름이다. 올해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무대를 옮긴 김민재는 중국화 없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유럽 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영국 언론을 중심으로 왓포드, 에버턴이 김민재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김민재 측 관계자는 "아직 이렇다 할 제안이 없었다. 대화 창구가 열린 적도 없고, 일단 베이징 궈안은 리그 우승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유럽 클럽들이 김민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미 몇몇 구단이 브라질전에 스카우트를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재가 브라질의 특급 선수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과시할 경우 유럽 클럽들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1m90-89㎏이라는 탄탄한 체격 조건에 빠른 스피드, 순발력 등을 두루 갖춘 김민재는 분명 유럽에서 통할 수 있는 자질을 지녔다. 김민재 역시 레바논전이 끝난 뒤 "유럽은 기회가 되면 꼭 나가고 싶은 무대"라면서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