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 리그) 37라운드 대결이 펼쳐진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와 동시에 서울 선수단이 고개를 푹 숙였다.
이날 경기는 서울에 무척 중요했다. 서울은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 해피엔딩을 완성한다는 각오였다. 특히 이날 포항을 잡는다면 202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획득하는 상황이었다. 2020년 K리그에 주어진 ACL 티켓은 3.5장이다. K리그 1, 2위팀과 FA컵 우승팀은 본선에 직행한다. K리그 3위팀은 플레이오프(PO)를 통해 본선 진출 여부를 가린다. 2020년 ACL 본선 '직행' 티켓의 주인공은 확정됐다. K리그 1~2위 자격으로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FA컵 우승팀 자격으로는 수원 삼성이 ACL 무대를 밟는다. 이제 남은 것은 마지막 0.5장. 비록 PO부터 시작하지만, 아시아 무대를 누빌 수 있는 매력적인 기회다.
유리한 고지에 있던 것은 서울이었다. 리그 36경기에서 승점 55점을 쌓으며 대구FC(승점 51), 강원FC, 포항(이상 승점 50)을 누르고 3위에 랭크 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포항에 0대3으로 참패했다. 서울이 올 시즌 3점 차 완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홈 마지막 경기에서 완패를 당한 서울은 3위, ACL 진출 여부를 최종전으로 미뤄야 했다.
같은 시각. 4위 대구는 ACL 진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대구는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펼쳐진 강원FC와의 격돌에서 4대2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서울(승점 55)과 대구(승점 54)의 승점 차이는 1점.
이제 모든 것은 최종전에서 결정된다. 공교롭게도 서울과 대구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격돌한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무조건 ACL 진출권을 챙긴다. 무승부일 때는 서울이 웃는다. 하지만 무승부일 때는 포항과 울산 현대의 '경우의 수'까지 따져봐야 한다. 서울과 대구가 무승부를 거두고 포항이 울산을 제압하면 포항도 3위를 차지할 수 있다. 단, 승점이 같을 때는 다득점과 골득실차를 따진다. 포항은 울산을 반드시 8골 차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
3위 자리는 물론이고 ACL 티켓까지 모두 걸린 최종전. 서울과 대구의 '마지막 승부'는 다음달 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펼쳐진다. 포항은 같은 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울산과 격돌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