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별들의 전쟁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다.
9일 서울에서 열린 2019 KBO리그 골든글러브 시상식. 관계자, 팬들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 시상식에서 유독 한 곳만 빈자리가 눈에 띄었다. 후보 선수들에게 배정된 자리였다. 이번 골든글러브 후보로 낙점된 선수들은 102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제 이날 시상식에 참여한 선수 숫자는 10명 남짓이었다. 10%에도 미치지 못한 참석률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후보 선정 소식을 알리고 참가 여부를 물었다. 구단 차원에서 교통비 등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수상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 고사했다"고 말했다.
올해 골든글러브 수상자들은 투표 때부터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던 선수들로 채워졌다.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키움 히어로즈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다. 각 포지션별로 압도적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대거 나온 점도 작용했다. 두드러졌던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 역시 표심에 영향을 끼쳤다.
이럼에도 후보군의 저조한 참석률은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주전을 꿈꾸면서 굵은 땀을 흘려도 기회를 잡을지 장담할 수 없는 선수들이 부지기수다. 부문별로 경기 출전수를 비롯해 타율, 평균자책점, 규정타석 소화 등 다양한 기준이 존재한다. 후보 등극은 실력뿐만 아니라 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셈이다. 후보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도 시즌 성적에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달 수 있는 셈이다.
물론 후보들의 참석을 강제할 순 없다. 새 시즌 활약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비시즌에서 보내는 휴식의 가치는 크다. 수상자에게 쏠리는 스포트라이트와 반대급부의 아쉬움이 발걸음을 돌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언젠가 자신이 설 수도 있는 자리라는 상징성, 야구인들이 모두 모인 축제의 장을 외면하는게 과연 프로의 자세인지는 되물을 만하다. 무엇보다 자신들을 지켜보기 위해 평일 낮에 먼 길을 달려온 팬들을 향한 '팬서비스' 측면에서 볼 때 결코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FA 기간 단축, 외국인 선수 엔트리 확대 반대 등으로 뭇매를 맞았던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가 최근 정기총회를 통해 '팬서비스 강화'를 화두로 들고나왔다. 정기총회 이튿날엔 유소년 야구 클리닉을 개최해 학부모-유소년 선수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감동은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최고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무대를 외면하면서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린 골든글러브 후보들의 대거 불참은 유감스럽기만 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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