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좀 빼라" "벤투 감독은 황인범에게 뭐 빚진 거 있나" "또 나왔네"
지난 1년간 황인범(23·밴쿠버 화이트캡스)과 대표팀 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한 댓글이다. 황인범이 부진할 때면 그를 줄곧 주전 미드필더 기용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50)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향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달 레바논과의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서 부진한 황인범을 경기 도중 불러들이는 결정으로 변화를 암시했지만, 2019년 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부터 다시 황인범 카드를 빼들었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나는 내가 쓰고 싶은 선수를 쓴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유럽파와 중동파가 빠진 이번 대표팀에서 벤투식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고 가장 많이 경험한 선수가 바로 황인범이다.
황인범은 감독의 기대에 보란 듯이 부응했다. 11일 오후 7시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홍콩전에서 손준호(27·전북 현대)와 중원 짝을 이룬 황인범은 지난 두 달간 A매치와는 달리 안정적이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벤투 감독이 요구하는 빌드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는가 하면, 허를 찌르는 패스로 공격 찬스를 만들었다. 대표팀이 상대의 밀집수비에 고전하던 전반 추가시간에는 아크 정면에서 골문 좌측 구석을 찌르는 그림같은 오른발 감아차기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가장 많이 비난받는 선수가 대표팀의 357분 무득점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력으로 일관하던 후반 36분 황인범과 함께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내렸던 나상호(23·FC도쿄)가 쐐기를 박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이정협(28·부산 아이파크)이 헤더로 떨군 공을 재차 헤더로 받아넣었다. 대표팀은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내용'은 잡지 못했지만, '결과'는 잡았다. 1996년생 동갑내기인 황인범과 나상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날 중국을 2대1로 제압한 일본을 넘어 조 선두로 올라섰다. 3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은 15일과 18일 같은 경기장에서 각각 중국과 일본을 상대한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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