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안드레스)이니에스타 나올까?" "(크리스티아누)호날두처럼 '노쇼' 하는 거 아냐?!'
19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비셀 고베간 2020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G조 1차전 경기를 현장취재하러 가는 길. 삼삼오오 '빅버드'로 몰려드는 국내 축구팬들은 너도나도 고베 소속 세계적인 미드필더 이니에스타의 이름을 입에 올렸다. 전성기를 FC바르셀로나에서 보낸 슈퍼스타가 국내에서 뛰는 모습을 또 언제 보겠느냐는 마음으로 달려온 모양이었다. 호날두의 이름이 튀어나온 건 지난해 여름 유벤투스 방한 경기에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처럼 이니에스타 역시 벤치에만 앉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에서다.
1만7372명. 필자를 스쳐지나간 몇 명만의 생각은 아닌 듯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구름관중이 경기장으로 몰려들었다. 수원 구단이 최근 5년을 기준으로 집계한 챔피언스리그 홈경기 최다관중 기록이다. 2년 전인 2017년, 지금과 비슷한 시기인 3월 1일 광저우 헝다와의 홈경기에는 8천646명이 찾았다. 보통 평일 저녁 챔피언스리그 경기라면 1만명만 넘겨도 '선방'했다고 여기는 분위기다. 헌데 '슈퍼매치'를 방불케 하는 관중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그건 이니에스타 효과라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팬들은 고베에서 350억원 가량의 연봉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니에스타의 방한을 손꼽아 기다렸다. 예상을 깨는 폭발적인 예매율과 매진행렬이 이를 방증한다. 수원 구단도 '한일전'과 이니에스타로 시즌 개막전을 홍보했다. 이니에스타는 주장 완장을 찬 채로 선발 출전하며 '노쇼' 우려를 불식시켰다. 전성기가 훌쩍 지난 나이 때문인지,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FIFA 월드컵 결승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화려한 몸동작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빈 공간을 찌르는 날카로운 패스와 안정적인 볼터치로 '클래스는 도망가지 않는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전체적으론 수원이 기대 이상 '선방'했다. 주장 염기훈은 영리한 턴 동작으로 이니에스타 등 고베 미드필더들을 당황케 했다. 이임생 감독의 부임 1년차인 지난해에는 잘 나타나지 않았던 미드필더와 측면 수비수들간의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도 돋보였다. 시즌 첫 실전이라 선수 대다수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였지만, 염기훈 타가트 최성근 양상민 등이 머리와 발로 골문을 두드렸다. 점유율은 고베가 더 높았으나, 슈팅은 수원이 더 많이 가져갔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조호루 다룰을 5대1로 대파한 고베의 이날 유효슛은 단 1개였다.
이임생 감독은 0-0 접전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후반 막바지 공격수 한의권을 투입하며 이니에스타 중심의 경기를 수원의 것으로 가져오려고 했다. 후반 39분 한의권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자 무척 아쉬워했다. 기회 뒤에 위기가 찾아왔다. 종료 직전 이니에스타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을 후루하시가 마무리하면서 결국 경기는 고베가 가져갔다.
수원=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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