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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목표로 다시 뛰는 황인범, 2연속 풀타임X갤럭시 격파 '굿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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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치차리토'의 LA 갤럭시 홈 데뷔전을 망쳤다.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24)이 '초를 쳤다'.

밴쿠버는 지난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에서 열린 2020년 미국프로리그(MLS) 서부 컨퍼런스 2라운드 갤럭시전에서 1대0 깜짝승리를 거뒀다. 후반 29분 터진 투상 리케츠의 골을 끝까지 지켜내면서 1라운드 스포르팅 KC전 1대3 패배를 극복했다. 이날 경기는 '치차리토'란 별명으로 더욱 친숙한 멕시코 국가대표팀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홈 데뷔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2만6000여명의 관중이 치차리토 등의 플레이를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에 모였다. 밴쿠버가 들러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소문난 잔칫집의 잔칫상을 '손님' 밴쿠버가 걷어찼다. 맨유, 레알 마드리드, 레버쿠젠, 세비야 등에서 활약한 치차리토를 꽁꽁 묶는 데 성공했다. 연봉 70억원짜리 슈퍼스타는 입단 후 2경기 연속 침묵하며 체면을 구겼다.

반대쪽 진영에선 밴쿠버 2년차로 접어든 미드필더 황인범이 90분 동안 묵묵히 소임을 다했다. 개막전 스포르팅전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날 우측면과 중원을 활발히 오가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듀오 에밀리아노 인수아와 크리스티안 파본을 앞세운 갤럭시의 왼쪽 공격을 1차적으로 차단했다. 그러면서도 공수 연결고리와 패스 공급 역할에 충실했다. 황인범은 경기를 마치고 축구전문매체 '골닷컴'과의 현지 인터뷰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새로운 임무와 경기력, 그리고 결과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2경기 연속 풀타임을 뛰며 올시즌에도 주력 미드필더로 기용될 거란 확신을 심어주면서 팀도 2경기만에 첫 승을 따냈으니 황인범으로선 기분좋은 출발이 아닐 수 없다.

황인범 측은 지난 1월 유럽 리그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유럽행 가능성을 살폈봤다. 셀틱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등의 이름이 떠올랐지만, 밴쿠버 구단이 요구하는 이적료를 맞춰주는 팀이 나오지 않아 이적이 불발됐다. 하지만 황인범은 이에 굴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친 밴쿠버와 MLS에서 실력을 쌓아 여름 이후 다시 유럽의 문을 두드려본다는 계획을 세웠다. 황인범은 '골닷컴'과 인터뷰에서 "유럽 진출설이 나와 밴쿠버 팬들이 서운해했을 수 있다"며 "일단은 여기서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보다도 훨씬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마음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인범에게 지난 2년은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소속팀이 두 차례(아산→대전→밴쿠버) 바뀌었고, 지난 시즌 밴쿠버에서 유일하게 34경기 전경기에 출전했다. 국가대표 23세팀 및 A대표팀의 거의 모든 일정도 소화했다. 지난해 12월 동아시안컵에서도 3경기 풀타임 활약한 그는 이후부터 시즌 개막때까지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뒤 밴쿠버에 합류했다. 그래서 올해 활약이 더 자신 있다고 말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