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취소 보다는 연기될 것으로 본다."
7월로 예정돼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은 과연 예정대로 열릴 수 있을까. 방사능에 대한 우려에 더해 코로나19까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개최국인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는 대부분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림픽의 여러 파급 효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일본만이 지금까지 강행 의지를 피력해왔다. 이것이 현재까지 올림픽을 둘러싼 국제 기류였다.
그런데 이 분위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 일본 내부에서 '올림픽 정상 개최'와는 다른 의견이 나온 것이다. 그것도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내부의 목소리였다. 일본 내부의 '다른 목소리'가 국제 사회에 공개적으로 흘러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카하시 하루유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이 솔직한 목소리를 냈다. 그는 11일(한국시각) 미국 월스트리트(WSJ)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와 올림픽 개최와의 연관성에 관해 "조직위원회 내부적으로 코로나19의 영향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면서 "올해 여름에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다면, 1~2년 연기하는 게 현실적인 옵션"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발언에는 도쿄 올림픽 조직위 내부에서도 현재 상태로는 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리기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루유키 집행위원은 "올림픽이 취소되지는 않지만, 연기될 것으로 생각한다. 올림픽이 취소된다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어려워진다"면서 "3월 말 차기 조직위원회 이사회 회의에서 도쿄올림픽 일정을 조정(연기)한다면, 다른 스포츠 이벤트와 얼마나 겹치게 될 지 검토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올림픽 연기 방안'에 대해 다음 달에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하루유키 집행위원의 발언은 일본 내의 달라진 인식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정상 개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취소 카드를 꺼내기도 어렵다. 일본 지지통신은 지난 6일, "SMBC 닛코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중단될 경우 7조8000억엔(약 88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때문에 일본 내에서는 만약의 경우, 1~2년 뒤로 연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