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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중이 무슨 의미?' KBL도 시즌종료 가능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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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무늬만 무관중 의미 없다.'

남자 프로농구의 시즌 재개가 다가오는 가운데 시즌 조기 종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주변에서 시즌 재개를 강행하기 힘든 여건이 조성된 가운데 리그 내부에서도 종료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2주일간 시즌을 중단했고 29일 재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사무국장단 회의를 가졌고 오는 24일 이사회를 개최해 시즌 운영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 사무국장단 회의에서는 시즌 재개·종료에 관해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24일 이사회가 의사결정 기구여서 최종 방침이 정리된다.

이런 가운데 KBL로 '공'이 넘어간 분위기다. 우선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결단이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없다. WKBL은 지난 20일 각 팀별 2∼3경기씩 남겨놓은 현재 시즌 종료를 전격 결정했다.

WKBL의 이런 결정이 나오자 KBL 내부 각 구단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은 "사실 누가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느냐 그런 분위기였는데 WKBL이 선제적 조치를 내리면서 남자농구에서도 시즌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 당국의 강력한 권고도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1일 담화문을 발표하고 집단감염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유흥시설은 앞으로 보름 동안 운영을 중단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실내체육 시설에 동네 헬스장, 도장 등이 포함되는 마당에 프로농구 실내체육관이 예외일 수 없다. 특히 프로농구 경기장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공공시설이어서 정부 시책에 더 민감하다.

정부의 강력 권고 기간은 일단 4월 5일까지다. KBL 당초 예정대로 29일 시즌을 재개하면 정부의 대국민 권고에 눈에 띄게 역행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다.

주변 환경이 남나 프로농구를 압박하는 가운데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많아지고 있다. '지금같은 재난 상황에서 관중없이 경기를 치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것이다.

종전까지만 해도 시즌 중단론은 외국인선수 이탈로 인한 전력 불균형을 떠안게 된 일부 구단의 주장으로 치부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로 인한 불안감이 급증하면서 무관중 리그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익명을 요구한 구단 관계자는 "대놓고 말을 못해서 그렇지 10개 구단 중 7대3 정도로 시즌 종료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안다"면서 "선수와 구단 스태프도 국민이다. 이들의 건강과 안전도 돈보다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도 따져보면 무늬만 무관중으로 의미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무관중 경기는 일반 관중만 없을 뿐이지 양팀 선수단, 구단 직원, 경기진행요원, 방송중계 스태프, 취재진, 보안요원 등 체육관에 필수적으로 입장하는 인원이 100명 가량이기 때문이다. 동네 체육관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에서 100여명이 모이는 활동을 강행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24일 이사회에서 심사숙고하겠지만 여론의 추이로 볼 때 WKBL의 선례를 따를 가능성이 유력하다. 시즌 종료에 따른 예상 문제점들은 추후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