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폭행으로 징계를 받았던 베테랑 이택근(40·키움 히어로즈)이 머리를 조아렸다. 1년 3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택근은 23일 "죄송한 마음이다.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불혹에 다다른 그가 1군에서 생존할수 있을까. 가능성은 있다. 아니 높다.
올 시즌 키움 외야진은 '대체 불가' 이정후를 제외하면 무한 경쟁 체제다. 제리 샌즈(한신 타이거스)가 떠나면서 대만 캠프에서부터 임병욱, 김규민, 박정음 등이 남은 두 자리를 놓고 다퉜다. 여기에 캠프 중반 베테랑 이택근이 합류하면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이택근은 지난 시즌을 거의 통째로 날렸다. 2018년 12월 문우람 폭행 사건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문우람의 형사 고소가 이어졌다. 이택근은 징계가 끝난 뒤에도 퓨처스리그 3경기 출전이 전부였다. 은퇴를 예상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택근은 "찝찝하고 문제가 있는 상태에서 경기에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일을 말끔히 끝내고 출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야구의 끈도 놓지 않았다.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훈련에 매진했다. 구단과 팀동료들도 지지를 보냈다. 이택근은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부분 운동보다는 전신 운동에 집중하는 등 방법을 많이 바꿨다. 이렇게 빨리 준비했던 적이 없었다. 열심히 해야 하고, 감독님도 새로 오셨다.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어필을 해야 했다. 페이스를 이렇게 일찍 끌어 올린 건 거의 15년 만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전에서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대만 캠프에선 타율 7할7푼8리(9타수 7안타)로, 타석에 섰다 하면 안타를 쳤다. 짧은 시간 내에 코치진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손 혁 키움 감독은 "확실히 좋은 선수다. 타격, 주루 등에서 움직임이 좋다. 스스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이택근은 "보통 주전 선수들이나 베테랑들은 페이스를 늦게 올린다. 하지만 나는 캠프에서 혼자 올림픽 결승전을 치르고 있었다"고 했다.
손 감독은 "이정후는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좋다. 남은 자리에선 임병욱, 이택근, 김규민, 박정음 등이 다 역할이 조금씩 다르다. 개막이 가까워졌을 때,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를 써야 할 것 같다. 외야수들을 번갈아 가면서 쓸 예정이다"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이택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컨디션은 물론이고, 1루수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이택근은 "페이스가 빨라서 개막 때 떨어질까 걱정도 했다. 그런데 일정이 밀리면서 시간이 생겼다.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년의 공백기를 깬 이택근이 점점 1군 엔트리에 다가서고 있다.
고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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