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 V리그에는 우승 팀이 없다.
포스트시즌 승자를 최종 우승 팀으로 정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코로나 19 확산 사태로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 팀이란 타이틀을 거머쥔 팀이 없다는 것이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의 해석이다.
사실 그 동안 정규리그 표현방식을 우승-준우승에서 순위(1~3위)로 명칭을 변경한 건 언론사 관계자도, 팬들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19일 한국배구연맹 제16기 제2차 이사회 회의에서 정규리그 상금 인상과 3위 상금 신설 사안에서 표현방식까지 변경했다. 이 부분은 지난 23일 코로나 19 사태로 시즌 종료를 결정하는 이사회에서 상기됐다.
그래서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우승 팀이 아닌 정규리그 1위 팀이 됐다. 우리카드도, 현대건설도 원하지 않았던 그림이지만, 어찌됐든 시즌 순위표 맨 꼭대기에 선 팀이 된 건 명확한 사실이다. 다만 일각에선 "우승 팀도, 제대로 된 정규리그 1위 팀도 아니지 않냐"며 비아냥대고 있다.
하지만 우리카드와 현대건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노력을 폄하해선 안된다. 승점 1점차로 정규리그 2위에 랭크된 GS칼텍스와 포스트시즌에 돌입했으면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었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지만,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종료 직전까지 1위를 지켜왔던 과정은 쉬운 과정이 아니었기에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그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카드는 창단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현대건설은 2010~2011시즌 이후 9년 만에 통산 3번째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것이다. 코로나 19란 예기치 않은 변수에 휩싸여 시즌 종료를 맞게 된 건 결국 동일한 조건이었다.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이 감수한 부분도 많다. '우승' 타이틀도 없는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신인 선수 선발을 위한 확률 추첨에서 구슬을 가장 적게 받게 됐다.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에게 받아들여야 하는 규정이 우리카드와 현대건설에게도 적용된 것이다. 억울할 수 있는 입장이다. 이사회의 결정이라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우리카드와 현대건설 단장들이 그 자리에서 반대하지 않은 건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정규리그 1위 팀이라고 하지만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감수하고 기존 우승 팀이 떠안아야 할 규정을 따르겠다는데 동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정규리그 1위 팀이라도 우승 팀으로 간주해줘야 하지 않을까. 스포츠콘텐츠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