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전반에는 얌전한데, 후반만 되면 '헐크'로 변신하는 대구FC.
대구의 상승세가 무섭다.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광주FC와의 경기에서 4대2 역전승을 거뒀다. 3연승에 7경기 연속 무패 행진. 7경기 중 무승부는 두 번 뿐이다. 승점 19점으로 4위 자리를 지켰다. 3위 상주 상무와의 승점 차이는 1점, 선두 전북 현대와는 5점이다. 전북도 사정권에 있다.
광주와의 경기는 전반과 후반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을 당했지만, 오히려 세트피스 상황에서 상대 펠리페에 선제골을 내줬다.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시작하자마자 김대원의 골이 터지더니 불과 5분 만에 세 골을 몰아쳤다. 광주 선수들은 수적 열세도 열세였지만, 갑자기 휘몰아친 대구의 폭풍 공격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광주전은 올시즌 대구의 경기 컨셉트를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대구는 올해 유독 전반전에 조용하다 후반전에 무섭다. 득점 수로만 비교해도 극명히 차이가 난다. 대구는 올해 상대 자책점 두 골을 포함해 총 21득점을 했다. 그 중 전반에 나온 득점은 단 4점 뿐이다. 그것도 지난달 14일 열린 FC서울전 6대0 대승 때 나온 3득점이 포함된 것이다. 나머지는 6월17일 부산 아이파크전 1득점이 전부다.
나머지 17골은 모두 후반에 터졌다. 인상적인 역전승으로 이어진 경기들이 많았다. 대구는 지난달 7일 열린 성남FC전에서 후반 연속 헤딩골에 힘입어 2대1 역전에 성공했는데, 이 경기를 시작으로 반전 분위기를 만들었다. 6월21일 수원 삼성전도 전반 상대에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세 골을 성공시켰다.
대구가 후반전에 강한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먼저 대구 특유의 역습 축구가 힘을 낼 가능성이 높다. 후반 상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고, 조직력이 약해진 틈을 타 대구의 강력한 역습 축구가 빛을 발할 수 있다.
경기 감각도 변수다. 대구가 시즌 개막 후 네 경기에서 부진했던 건 경기 감각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연습 경기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경기 감각 뿐 아니라 경기 체력도 문제였다. 아직 이 후유증이 남아 전반에는 100% 경기력을 뽑아내지 못하다, 몸이 풀린 후반 경기력이 살아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이병근 감독대행의 용병술이다. 올시즌 대구 경기를 보면, 후반 이 감독대행의 선수 교체나 전술 변화로 인해 막힌 혈이 뚫리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광주전도 그동안 선발로 뛰지 않던 데얀이 선발로 출격해 후반 멀티골을 뽑아내 이겼다. 전반 광주의 움직임을 살핀 뒤 후반에는 상대 왼쪽 측면을 집요하게 노린 게 주효했다.
앞으로 상대팀들은 전반전 대구에 1~2골을 앞선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될 듯. 후반전 엄청난 반격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과연 대구의 후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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