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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헬스칼럼] 에어컨 아래 눈이 '뻑뻑'…계절 가리지 않는 안구건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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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주부 한분이 눈이 너무 뻑뻑해 괴롭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눈을 감았다 뜰 때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고 자주 충혈 되기도 한다. '조금 쉬면 괜찮겠지'하며 지냈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안과를 찾은 것이다.

안구건조증은 대기가 건조한 겨울철 질환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기온이 크게 오른 요즘,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가는 사무실이나 공공장소에서 눈이 뻑뻑해 고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차고 건조한 에어컨 바람이 눈을 마르게 하거나 시리고 따끔한 통증, 때로는 충혈, 시력저하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과도하게 증발하면서 발생한다. 우리는 눈을 깜박이며 안구 전면으로 눈물을 공급한다. 눈물은 물, 점액, 지방성분으로 구성되며 눈 가장 바깥에서 안구를 보호한다. 물 성분에 있는 단백질은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주고, 점액성분은 눈물을 눈에 접착시키고 골고루 돌게 한다. 지방성분은 막을 형성해 눈물이 잘 마르지 않게 보호해 눈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

그런데 에어컨이나 차량의 차고 건조한 바람이 눈에 자극을 주면 눈물이 빨리 마르거나, 눈물성분의 균형이 깨지면서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기 쉽다. 특히 온종일 PC 모니터로 일하는 직장인들, 눈의 노화로 눈물분비가 감소하는 중장년층은 같은 상황에서도 안구건조증 증상을 더 쉽게 느낀다.

눈물이 말라 눈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면 건조감은 물론, 이물감, 시림, 따끔한 통증이 생긴다. 심하면 안구표면이 손상되거나 충혈, 두통 등이 생겨 일상에 큰 불편을 준다. 오히려 눈물이 더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눈물이 부족해 따끔하게 자극을 받으면 눈을 보호하기 위해 반사적으로 눈물이 더 많이 흐르기 때문이다. 또 시력에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지만, 계속 방치하면 각막에 염증이 발생해 시력장애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안구건조증 증상이 계속되면 지체 말고 치료해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세극등현미경으로 눈물막의 높이, 결막충혈, 알러지 여부 등을 살핀 후, 쉬르머테스트로 눈물 양을 체크해 진단한다. 가느다란 종이를 눈 아래에 살짝 끼운 후 5분 정도 눈을 감고 눈물이 종이를 얼마나 적히는지 살피는 안구건조증 대표 검사다.

안구건조증의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인 인공눈물은 수분을 포함해 눈물과 유사한 성분을 제공한다. 적절히 사용하면 눈에 물기를 유지해 뻑뻑함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그 때 뿐인 경우도 많다. 또 무분별하게 사용할 경우 방부제 때문에 오히려 눈에 해로울 수 있어 방부제가 없는 것으로 용법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전문의와 상담 후 연고나 겔, 액체 등 다양한 형태의 인공눈물 중 자신의 상태에 맞는 제형을 선택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다. 인공눈물로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다면 콜라겐 마개를 이용해 눈물 점을 일시적으로 막을 수도 있다. 눈물이 눈 안에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시술 후 효과가 있으면 실리콘 마개나 전기소작 등으로 눈물 점을 영구적으로 막기도 한다.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어려우므로 치료를 비롯해 평소 생활 습관관리로 증상을 완화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에어컨 밑에서 장시간 일할 때는 자주 눈을 지그시 감아주고, 눈 피로가 심할 때는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찜해 주는 것이 좋다. 전자기기를 사용할 때는 중간 중간 의식적으로 자주 눈 깜박여 주고 컴퓨터는 40~50분 사용하면 10분 정도 휴식 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스마트폰을 바라볼 때는 자신도 모르는 새 눈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드니 10분 이상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삼가야 한다. 눈이 뻑뻑해 고생하는 분들은 평소 생활에서 머리 염색, 헤어드라이어, 스프레이 등은 눈에 자극을 줄 수 있으니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전주 온누리안과병원 박경숙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