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우리야 이득이지만, 리그 전체적으로 보면 부상 확률이 올라갈 텐데…잘 준비할 수밖에 없다."
KBO리그 8월 더블헤더 조기 시행이 확정됐다. 현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면서도 적잖은 부담감을 토로하는 분위기다.
KBO는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실행위원회를 열고, 7~8월 혹서기에는 하지 않기로 했던 더블헤더를 오는 25일부터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장마로 우천 취소 경기가 잇따르면서 일정의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
이에 따라 25일부터 우천 취소시 다음날 더블헤더(특별 서스펜디드 경기 포함)가 시행된다. 이동일인 경우 동일 대진 둘째 날에 더블헤더로 편성된다. 기존에 취소된 일부 경기와 11일부터 취소되는 경기들 역시 9월 1일 이후 동일 대진 둘째 날에 더블헤더로 편성될 예정이다. 또 주중 더블헤더를 이미 치렀거나 다음주 더블헤더가 예정된 경우에도 주말 경기가 취소될 경우 월요일 경기가 편성된다. 단 최대 8연전까지만 가능하다.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홈구장이 돔인)우리 입장에선 이익이지만, 개인적으론 반대였다. 이미 확정됐으니 더이상 어쩔 수 없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손 감독은 "우린 이미 많은 경기를 했다. 앞으로 비로 취소될 확률도 적다, 우리팀만 생각하면 이득이라고 본다"면서도 "리그 전체의 육체적인 피로가 더 커질 것 같다. 부상 확률이 더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내년엔 도쿄올림픽도 있는데, 올해 이렇게 시즌이 늦게 끝난 뒤에 다시 모여서 올림픽을 준비해야한다. 내년이 걱정된다"면서 "더블헤더를 하다보면, 진짜 확 버릴 수밖에 없는 경기가 있다. 팬들이 야구장에 오는데, 승패가 극명한 경기가 늘어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손 감독은 "확장엔트리 상태에서 치르는 경기니까, 충분한 휴식을 병행하겠다. 차근차근 잘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은 "144경기를 소화해야하는 상황에서 장마가 예상보다 길어졌다. 나름대로 찾은 방법일 것"이라며 "리그는 다 똑같은 조건에서 하는 거니까, 현장은 거기에 맞춰서 준비할 뿐이다. 특정팀에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