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딱 하나, 팀워크입니다."
송민수 장충고 감독은 청룡기 첫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 어느 때보다 반짝이는 눈빛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는 선수들을 지켜봤다.
장충고는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광주동성고와의 결승전에서 9대7로 승리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4년 이후 26년 만에 오른 결승전에서 선수들의 착실한 기본기를 앞세워 우승했다.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똘똘 뭉쳐 반전 드라마를 썼다.
송 감독은 "26년 만에 청룡기 결승에 올라왔는데, 우승을 해서 너무 기쁘다.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시간을 선사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명문으로 꼽히는 장충고지만, 2007년 이후 전국대회 우승이 없었다.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법도 했다. 그러나 학교는 성적 압박 대신 야구단을 전폭 지지해줬다. 송 감독은 "편안하게 야구부를 이끌어주신 학교 관계자분들과 동문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 선수들을 믿고 지원해줬다. 그 덕분에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장충고는 냉정히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하지만 저학년들의 활약을 앞세워 강호들을 차례로 격파했다. 인창고와의 32강에선 콜드패 위기를 딛고,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송 감독은 "그 때 역전을 해서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다"면서 "우승의 원동력은 딱 하나, 팀워크다. 코로나19로 리그가 밀린 상황에서도 선수들과 편하게 소통하면서 주말리그를 치렀다. 사실 야구관계자들은 멤버가 예전 만큼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 선수들의 의욕이 대단했다.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니 일 한 번 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선수들이 너무 예쁘다"고 했다.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한 주장 김태정도 "우리의 강점은 무조건 팀워크다. 원팀이다"라면서 "선수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 진짜 간절함으로 하면 이긴다는 얘기를 했다.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했다. 바보 같은 주장을 믿고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고 했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의 세리머니(오른손과 왼손을 교차시키는)는 장충고의 흥을 깨웠다. 적시타가 나오면 페르난데스의 세리머니를 따라했다. 김태정은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최고의 타자다. 김우석이 한 번 해보자고 해서 세리머니를 하게 됐다. 1차전부터 결과가 좋아서 계속 하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목동=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