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하나원큐 K리그1 2020' 강등전쟁 구도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당초만 하더라도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삼성의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흐름이었다. 인천은 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고, 수원도 계속되는 부진 속에 반등하지 못했다. 스플릿이 되기 전 변화의 모양새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인천-수원이 유력한 강등 후보로 꼽혔다.
지난 주말 펼쳐진 23라운드, 강등권이 요동쳤다. 113일만에 최하위가 바뀌었다. 지난 6월 7일 이후 줄곧 꼴찌였던 인천이 성남FC를 6대0으로 제압하며 치고 나갔다. 같은 날 부산 아이파크(승점 21)가 강원FC에 0대2로 패하며 인천과 동률이 됐고, 다득점(21골)까지 같아 골득실로 순위가 갈렸다. -9의 인천이 11위로 올라섰고, -12의 부산이 최하위로 추락했다. 완패한 성남은 인천과 부산에 승점 1점 앞선 불안한 10위에 자리했다.
최근 흐름만 놓고보면 성남과 부산이 더욱 위험해 보인다. 지난 몇년간 강등싸움의 키는 결국 흐름이었다. 떨어지는 팀은 추락을 거듭하며 반등하지 못한 채, 강등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최근 성적만 놓고보면 울산, 전북보다 나은 인천, 그리고 박건하 체제로 바뀐 후 2연승에 성공한 수원은 이제 여유를 찾았다. 질수는 있겠지만, 연패로 무너질 흐름은 아니다.
하지만 성남-부산은 다르다. 성남은 인천전 패배로 4연패를 당했다. 3경기에서 무득점이었고, 믿었던 수비마저 무너졌다. 설상가상으로 수비의 핵인 연제운이 인천전 퇴장 여파로 다가오는 2경기에 나설 수 없다. 부산은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최근 6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2무4패, 3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6경기에서 2골 밖에 넣지 못했고, 3경기 연속 2실점을 할 정도로 수비가 흔들리고 있다.
성남과 부산은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일단 최전방이 부실하다. 좋은 경기를 하고도 승점으로 이어가지 못하는 경기가 너무 많았다. 시즌 중반 6강을 노려볼 정도였지만, 너무 많은 힘을 소진한 듯 하다. 꾸역꾸역 버텨온 것이 오히려 막판 집중력 부재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두 팀은 강등의 경험이 있다. 뒤로 갈수록 그때의 트라우마가 올 수 밖에 없다. 조금만 밀리더라도, 정신적으로 '다운'될 수 밖에 없고, 패배의 아픔도 더 클 수 밖에 없다.
성남과 부산은 다득점에서 경쟁팀들에 밀리는 만큼, 결국 중요한 것은 승점이다. 물론 8위 FC서울(승점 25)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라 강등 구도가 다시 한번 바뀔 수 있지만, 지금 상황만 놓고보면 오히려 당초 강등후보로 꼽혔던 인천-수원이 살아날 가능성이 높고, 다른 팀들의 행보를 주시해야 하는 분위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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