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들이 빠진 상황, 양 팀 감독들은 정신력을 강조했지만 경기 내용은 '졸전' 그 자체였다.
4일 용인실내체육관서 열린 '2020~2021 KB국민은행 리브모바일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과 하나원큐의 경기에서 삼성생명은 64대49로 승리, 2연승을 이어가며 3위 신한은행에 반경기차로 따라가게 됐다. 반면 하나원큐는 6연패에 빠지며, 다시 BNK썸과 공동 최하위를 나눠 가지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실제로 치러지진 않지만 올스타전 개최를 위해 비워둔 열흘간의 시즌 휴식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경기는 시작 전부터 양 팀 모두 우려를 안고 있었다. 삼성생명은 팀내 최고의 승부사이며 특히 공격 리바운드를 압도적으로 잡아내는 김한별이 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이날 아예 경기장에 나오지 못했다. 하나원큐 역시 팀의 주 득점원인 강이슬, 그리고 고아라가 각각 어깨와 발목 부상으로 이날 아예 라인업에서 빠진 상황이었다. 전력 손실이 적은데다 이번 시즌 맞대결에서 2승1패로 앞서고 있는 삼성생명의 낙승이 예상된 경기, 이렇기에 경기 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자칫 선수들이 방심할 수 있다. 또 여자 선수들은 한번 말리면 잘 헤어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결코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당연히 근심이 큰 이훈재 하나원큐 감독은 "주전 두 명이 없다고 절대 약해지지 말자고, 제발 걱정하지 말고 경기하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너무 방심하거나 혹은 너무 기죽지 말자는 정신적인 면에 대한 강조, 그러나 우려는 그대로 나왔다. 하나원큐는 1쿼터에서 0-15까지 뒤지다가 쿼터 종료 1분 43초를 남기고 양인영이 간신히 골밑슛으로, 그리고 51초를 남기고 강계리가 스틸에 이은 속공으로 2점을 넣으며 간신히 4점을 넣었다. 올 시즌 한 쿼터 최저점이었다. 또 8개의 턴오버로 역대 1쿼터 최다 기록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2쿼터는 반대로 삼성생명 선수들 차례였다. 10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단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극도의 슛 난조에, 이지슛도 자주 놓치는 등 2점슛 조차 10개 시도에 4개 성공에 그치며 전반을 고작 27-22로 앞서는데 그쳤다. 하나원큐는 2쿼터에 3점포 2개를 포함해 18득점으로 그나마 회복세를 보였다.
이어 3쿼터에선 삼성생명은 배혜윤의 골밑 공략과 윤예빈의 3점포로 근근히 버틴데 맞서 하나원큐는 신지현의 3점포에 이은 김지영 특유의 골밑 돌파로 쿼터 종료 3분여를 앞두고 기어이 36-36의 동점까지 나왔다. 다급해진 삼성생명은 다시 전력을 가다듬고 주 득점원인 배혜윤과 윤예빈이 연속으로 골밑을 파고 들며 5득점을 합작, 추격권을 살짝 벗어났다. 이어 4쿼터 시작 후 박하나의 3점슛에다 배혜윤, 윤예빈의 연속 골밑슛으로 10점까지 점수를 벌린 후 별다른 위기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하나원큐는 리바운드를 책임지던 양인영이 6분여를 남기고 파울 아웃, 더 이상 따라붙지 못했다. 대부분의 기록에서 평균을 밑돈 삼성생명이나, 50점도 넘지 못한 하나원큐나, 이를 지켜본 팬들이나 모두 만족스런 경기는 절대 아니었다.용인=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